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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새벽부터 움직이느라  여간 힘든 날이 아니였겠구나
배 타고 육지로 건너와서 버스타고 다시 대관령에 내려
거기서부터 도보횡단을 시작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 오늘이 사실상, 걷기 시작하는 첫날이나 다름없으니
갖가지 교통수단에 실려다니느라 고단하고
더운 날에 익숙치 않은 길을 걷느라 피곤했겠다.

다른 아이들이 부모님께 쓴 편지들을 읽어보니
힘들고 배고프다는 얘기가 많아서 맘이 짠하다.
아무리 사서 하는 고생이고
다이어트 삼아 보낸 아이들도 있는 것 같아 보이긴 하지만
자식이 배가 고프고 힘들어서 어서 집에 가고 싶다는데
속이 편안한 부모가 누가 있겠니...
그래도 모두가 하나같이 안빼놓고 하는 얘기는
친구들이랑 형 누나 동생이 생겨서 좋고
연대끼리 단체로 같이 하는 행동에서
즐거움도 느끼고 괴로움도 느낀다는 거더라.
같은 또래도 아니고 다양한 학년의 아이들이 섞여 있으니
서로가 끌어주고 덮어주고 이해하지 못하면
한 팀으로서 역량을 최대로 발휘하기 힘들잖아.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한 팀이 되어 운명공동체가 되보는거,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참 훌륭한 경험인거 같다.

상헌아....오늘 많이 힘들었지?
할머니들은 걱정 반 너를 보낸 엄마 원망 반으로 매일 전화하셔서
니가 어떻게 지내나 언제 돌아오나 매일 한결같이 물으신다.
그치만 엄마도 잘 지내고 있을거라고 추측만 할뿐
눈으로 본 듯이, 얘기해 본 듯이 말씀은 못드린다.
널 믿고 기도하고 있을 뿐이다.

니가 떠나기 전 가족과 함께 했던 제주도 여행은
편안해서 좋긴했겠지만 그건 아직 엄마 아빠품 속의 여행이고
니가 가족을 떠나 홀로 멀리 가는 이번 여행은 힘들어도
스스로를 키워나가는데는 더 훌륭한 자양분이 될거라 생각해.

내가 자꾸 이번 여행의 좋은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거 보니까
아마도 기대와 걱정이 반반인가보다...ㅠ.ㅠ
쉴새없이 움직이는 동안 힘들다는 생각만 하고 있으면
힘들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 니가 걷고 있는 길,
니가 걸어서 지나가고 있는 시간을 다 놓치게 된다.
힘은 들어도 니가 지나가고 있는 시간과 우리땅 곳곳을 다
니 가슴에 품고서 한발 한발 집으로 돌아와줘~~~~
                                                      사랑해...김!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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