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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헌 posted Jul 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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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저녁, 일지를 기다리다가 너무 늦게까지 올라오지를 않아 그냥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읽어보니 입력시간이 새벽 세시반이 넘은 시각이더라.
도대체 대장님들 잠이나 주무시는건지....ㅠ.ㅠ
너도 고생이지만 책임이 막중한 대장님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애쓰시고 계시다는거 명심하고 조금이라도 힘을 덜어드리도록 하자.

올라온 사진에 땀에 흠뻑 젖어 길위에 앉아 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차가운 얼음 수건이라도 목에 걸어주었으면 싶다.
니가 없으니까 냉장고에 남아 돌고만 있는 우유도 따라주면 좋겠고
통에 가득 썰어 놓은 수박도 입에 물려주고
얼큰한 라면  한그릇에 달걀도 풀어 넣어주고
달착지근한 떡볶기에 오뎅 국물도 찌뿌둥한 몸이 풀리는데 좋겠다.
갓 지은 따끈한 밥을 찬물에 훌훌 말아
잘 익은 김치랑 먹어도 개운하겠지? ^^

너 어릴적 아빠따라 영국에 가 있었을때
엄마도 먹고 싶은 걸 종이에 적어봤던 기억이 난다
영국에서 못 구하는 우리음식들이 그리워서
떡국,떡볶기,생태찌개,자장면,콩나물 국밥,깻잎장아찌,
열무냉면,도토리묵,순대,오뎅 볶음,왕만두,찐빵,....
한참을 적어도 계속 떠오르더라고.
엄마만 그런게 아니라 수호 아줌마랑 현지 아줌마도
같이 모여서 얘기할때마다  한국에 가면 뭘 먹어야지..하고
벼르고 있다고 음식이름들을 줄줄이 외우곤 했었어
근데 생각해보니 막상 한국에 와서 그 음식들을
당장 해 먹거나 사 먹었었는지 기억이 안나...
아마 음식에 대한 그리움으로 포장되어 있던
내 나라와 가족,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드디어 돌아왔다는 안도감으로 바뀌면서
무엇을 먹어도 좋다는 기분이 들었던 거 같아

그러고보면 결핍이 사람을 참 사람답게 하는게 있어
먹고 싶은대로 못 먹는거 제대로 못 씻는거 충분히 못 자는거...
기본적이여서 별로 생각해본적도 없는 아주 사소한 일상들이
얼마나 나를 기쁘게 하고 편안하게 했었나 하는
고마움을 절실히 느끼게 하잖아...
상헌아~ 너도 하고 싶고 먹고 싶은게 많지?
집에 돌아오면 니가 하고 싶은것, 먹고 싶은것 모든게 그대로 있다.

니가 보던 그 집,침대,옷,욕실,밥 과일,우유..그대로겠지만
니 눈이 변하면 세상은 달라보이는 법이지.
다른 사람들의 수고가 너를 있게 한다는 사실을 느끼고 온다면
이미 너는 세상을 보는 아주 넓은 시야를 얻은 거란다.

사랑하고 사랑하는 상헌....
오늘도 씩씩하게 완주하시고 니 몸을 잘 보살피는게
엄마에게 효도하는 길이란 걸 잊지말아주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