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배고개를 넘다...
행군 이튿날의 해가 떴습니다. ꡐ혹시 추운데서 떨고 자지는 않았을까?ꡑ 걱정 많으셨죠?? 그런 우려가 무색할 만큼 후끈후끈한 열기로 가득한 숙소에서 오히려 덥다고 이불을 걷어내고 자는 대원들도 있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대원들이 하는 것은 자신의 잠자리를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침낭을 정리하고 세면과 아침식사를 끝난 시간은 8시 반이었습니다. 출발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늦어졌지만, 아침 운동을 하는 것은 잊지 않았습니다. 간단한 무릎과 발목, 팔목의 스트레칭을 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삼랑진으로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그곳을 가기위해서는 사배고개를 넘어야했습니다. 예전 양산․동래의 신랑, 신부들은 이 고개를 넘나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험한 고개를 넘어 시집이나 장가를 가면 ꡒ팔자가 쎄다.ꡓ는 속설이 있기 때문입니다. 꼬불꼬불 오르막길로 이어진 고개에 대원들에게도 험난한 행군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원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띌 때면 조금씩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혹여나 물집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발을 벗고 발을 말리곤 했습니다.
행군을 시작한 뒤 4시간 뒤 대장님들이 점심을 마련해 둔 취사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점심메뉴는 수제비와 밥과 그것들에 곁들어 먹는 김치였습니다. 정성스레 빚어놓은 수제비로 고팠던 배를 채운 대원들은 연발 맛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입니다.
식후 잠깐의 휴식 뒤에 해가 지기 전에 숙영지에 도착하려는 발걸음을 다시 재촉합니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는 법!! 이번에는 내리막길의 연속입니다. 대원들의 걸음걸이는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촬영대장님들의 ꡒ브이~~ꡓ라는 외침에도 두 손가락으로 브이를 지어내며 카메라를 바라보는 대원들의 표정도 한결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하지만 혹여나 다리에 힘이 풀려 혹시 넘어지진 않을까 대장님들은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어느덧 ꡐ여기서 부터는 밀양시ꡑ라는 반가운 푯말을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들은 다시금 휴식을 취했습니다. 행군 내내 몇몇 대원은 초코파이가 먹고 싶다고 계속 대장님들에게 조르곤 했습니다. 그 마음을 취사대장님이 알아주셨는지 간식으로 음료수와 초쿄파이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걸을 땐 시무룩했던 얼굴에도 금새 해맑은 미소가 지어집니다.
붉게 물든 석양이 번져나갈 때쯤 드디어 삼랑진 한 마을의 작은 마을회관에 도착했습니다.
한동안 저녁 식사였던 꽁치 김치찌개의 꽁치고기를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는 대원들과의 실랑이가 끝났습니다. 이제는 일지를 쓰며 다시 하루를 정리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벌써 대원들의 발에는 물집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의료대장님들에게 발을 맡긴 채 살살 해달라고 엄살을 부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치료를 마친 대원들의 표정은 다시 생기가 넘쳐나고 있으니까요...
부모님들... 집에서 노심초사 하시며 저희들의 일지를 기다리시겠지만, 모든 대원들은 잘하고 있으니 아들과 딸들에게 마지막까지 응원과 믿음을 보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여러 대장님들의 보살핌이라 생각 합니다.
경복궁에 도착하는날까지 몸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