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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견스런 딸. 화이팅!!!

by 성유진 posted Jul 3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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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

오늘 하루 힘들었지?
네가 현관문을 나서면 야무지게 하리라 걱정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는 엄마 맘이   짠~하구나.

더운 날씨에 얼마나 힘들지···  너를 보내고 초등학교 입학 무렵이 떠오르더구나.
다른 아이들 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작고 마른 네가 학교에 간다고 완강했을 때 스스로 결정에는 책임을 져야 하고 엄마가 학교에 찾아가는 일도 가방을 들어주는 일도 전혀 없을 거라고 단호히 말했었지. 새 책을 받아서 엄마들이 마중 나가고 남자애들이 낑낑거리며 힘들어할 때도 아파트 위에서 내려다보니 너는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씩씩하게 걸어오더구나.
네가 힘든 줄 알면서도 엄마는 그냥 지켜만 봤었고, 내려가서 어린 너의 가방을 들어주고픈 맘을 참았단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아빠랑 시청까지 걸어가면서 네가 마시멜로 얘기를 했지.
그리고 엄마가 네게 말했지.
“긴 걸음이 인생이라고 생각해. 네가 살아가면서 힘들 때 엄마, 아빠가 너와 동행을 해 줄 수는 있지만 네 짐을 들어줄 수는 없어. 네가 완주를 하고 나면 어떤 힘든 것도 해낼 수 있을거야.”
애처로운 마음에 시청까지라도 무거운 가방을 들어주고자 했지만 힘들어 하면서도 끝까지 네가 메고 가더구나.

사랑하는 딸!
장점이 많은 너이지만 네 부족한 면을 너 스스로 잘 알기에 그것을 극복하고 느껴보고자 결정한 캠프라고 생각한다.
힘들  때는 아무생각 없이 묵묵히 걷고 휴식을 취할 때 간간히 생각해보렴.
훌쩍 커서 오리라 생각한다. 시험기간에도 책을 놓지 않는 너인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오랜 시간 손에서  책을 놓아 보겠구나.
책에서 얻는 지식과 교훈보다, 힘들지만 더 알찬 시간이 되리라 생각해.

재미있는 추억도 많이 만들고 힘들더라도 힘내렴. 아빠가 평소 네게 많은 얘기를 해 주시지만 엄마가 가끔 얘기하는 오기, 끈기를 가져 볼 기회구나. 네가 스스로 가겠다고 한 것으로도 대견하단다. 입이 까다로운 네가 잘 먹고 있는지. 다리는 당연히 아프겠지만 너보다 더 커 보이는 가방을 메고 허리도 아플 텐데~  딸, 힘내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