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탐사 열한 번째 날, 안개가 자욱한 베네치아에서 아침을 맞이합니다.
대장님들이 새벽부터 준비한 특식 주먹밥으로 맛있게 아침식사를 한 후 베네치아
탐사를 시작합니다. 베네치아는 400여개의 다리로 연결된 크고 작은 섬과 운하로
이루어진 물의 도시입니다.
오늘은 연대별로 오리엔티어링을 하기로 했습니다. 각 연대는 연대장님들과 함께
산마르코 광장까지 찾아가야합니다. 대대장에게 지도를 나누어주었지만 광장을
찾는 일이 만만치는 않습니다. 길을 한두 번쯤 잃는 것도 베네치아를 관광하는
매력이라고 할 만큼 좁은 골목길들로 연결되어 처음 오는 관광객들에게는 매우
복잡하고 익숙치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죠.
우리 대원들은 길을 잘못 들어, 갔던 길을 되돌아오기도 하고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제 시간에 맞춰 산마르코 광장에 모두 모입니다.
여기까지 오려면 많은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대장님께서 오는 동안 몇 개의
다리를 건너 왔는지 세어 보라는 과제를 내어 주셨습니다. 이동하는 동안
대원들은 열심히 다리의 개수를 세어 봅니다. 꽤 힘든 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탐사를 10일 이상 해 온 대원들답게 훌륭하게 잘 수행해 냅니다. 물론
대원들마다 다리의 개수가 한 두 개씩은 틀리기도 했지만 말이죠^-^
산마르코 광장에는 수많은 비둘기떼가 대원들을 반겨주는 듯 우리 대원들에게
몰려듭니다. 먹이를 조금씩 던져주자 더 많은 비둘기들이 모이네요. 저는
무서워서 도망 다니기 바쁜데 대원들은 그런 제 모습이 재밌는지 제 주위로
먹이를 던져 비둘기가 모여들게 만듭니다. 무섭긴 했지만 이젠 이런 가벼운
장난도 치면서 지낼 수 있을 만큼 대장님들과 대원들 사이도 많이 가까워졌다는
뜻이겠죠~
산마르코 광장에서 버스를 타는 곳까지 다시 연대별로 이동을 합니다. 탄식의
다리라 불리는 곳 앞에서 개인사진 촬영을 하고 난 후 촬영을 먼저 끝낸 연대부터
이동을 했는데 가다보니 어느 한 지점에서 3개 연대가 모두 만나게 됩니다. 먼저
출발한 연대가 길을 헤매는 동안 뒤에서 오고 있던 연대들이 앞 연대를
따라잡아버린 것입니다. 그때부터는 모두 함께 이동을 하여 버스가 있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나가는 길도 역시나 복잡하더군요. 한 두 번 정도 길을 잘못 들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대원들은 미로찾기를 하는 것 같다며
베네치아의 독특한 구조에 대해 신기해하는 표정들입니다.
이제 패션의 도시로 유명한 밀라노로 이동을 합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점심식사를 하고 밀라노에 도착했습니다. 밀라노 역시 안개가 끼어 있습니다.
하지만 안개 사이로 보이는 거대한 두오모 성당의 모습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이곳은 세계 성당 가운데 4번째로 큰 성당이라고 합니다. 안개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성당 꼭대기에는 황금빛 마돈나를 세워 그 끝을
절묘하게 마무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꼭대기에는 뭐가 있을까 궁금해 하는
대원들이 많이 있었는데 바로 알려주러 가야겠네요^^ 성당 주위에 있는 백화점과
상가들은 외부 조명 덕분에 더 화려하게 보입니다. 밀라노는 패션의 중심 도시라
그런지 관광객들과 시민들로 무척이나 붐볐습니다. 매우 복잡하고 살아 움직이는
듯한 도시였습니다.
화려하고 웅장한 두오모 성당 내부를 둘러 본 후 파리, 빈과 더불어 유럽 3대
오페라 극장으로 불리는 스칼라 극장을 보기 위해 이동합니다. 스칼라 극장
앞에는 유명한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총대장님께서
농담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동상이라고 말씀하시자 나이가 가장 어린 한
대원이 정말 저 동상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동상이냐며 질문을 해 옵니다.
정말 순진한 대원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네요^^
대원들은 화려했던 밀라노 시내 탐사를 마친 후 숙소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오늘의 일정도 무사히 마무리 되었습니다. 버스로 이동하면서 대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비행기 타는 시간을 제외하면 유럽탐사가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너무 아쉬워서 조금만 더 오래
있었으면 좋겠지만 부모님도 빨리 보고 싶다는 우리 대원들.. 저 역시 대원들과
같은 생각입니다. ‘조금만 더!’라는 아쉬움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고 있네요.
하지만 아쉬운만큼 더욱 즐겁고 보람차게 남은 이틀을 보내야겠죠. 내일 하루도
파이팅을 외치며 이상 안개 낀 밀라노에서 김희진 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