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종단

2대대 신지민 대원에게(2)

by 박해경 posted Jan 0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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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고 있지? 우리딸 !

서울은 날이 너무 차가워서 수은주가 연일 영하10도 이하를 밑돌고 있어.
사진 속의 지민이는 추워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야.
  연안부두로 가는 버스 속에서 기침을 계속하길래 엄마는 걱정을 했었거든.
넌 겨울에 태어난 아이라서 그런지 추위를 타진 않는 것 같아
얼마나 좋으니?
겨울 날씨가  예년과 달리 장난이 아니네.
엄마는 외투를 입고 숄을 두르고 장갑을 끼고 완전 무장을 해서 회사를 다니고 있어.
우리 멋쟁이 지민이가 본다면 "엄마, 이상해~~스타일 꾸져.ㅎㅎㅎㅎ"하고 놀려댔을 것 같아...

네가 없는 정류장이 아니라 네가 없는 방은 싸늘하기가 얼음같아.
퇴근 하면 남겨져 있는  네 친구들의 문자를 보면  우리 지민이가 국토종단을 떠나서  멋진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을 모르는 듯하네.ㅋㅋ

우리 딸 지민아~~
엄마는 우리 지민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엄마의 사랑과  자랑이 아닌 적이 없었어.
오똑하니 예쁜 얼굴이랑 걸치기만 하며 나타나는 스타일
백만불짜리 눈과 눈썹
똑똑하게 자기의견을 말하는 조리있는 말솜씨.
하나를 일러주면 열이상을 아는 아이 ...

그런 엄마의 지민이에 대한 자부심이  어쩜 지민이를 힘들게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엄마가 많이 미안해.
아주 가끔은 다른 아이들이랑 비교해서 많이 미안해.
니가 하고싶어하는 것은 못하게 하고
하기싫은 것은 하게해서 미안해...

우리딸 신지민~~~
자랑스러워하는 마음도 너에 대한 나의사랑이고
미안해 하는 마음도 너에 대한 나의 사랑인 것은 알고 있지?

엄마의 멋진 딸 지민아~
엄마는 지민이가 가지고 있는 많은 장점을 잘 살려서
우리 지민이가 지금도 그렇고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하길 바래.
그래서 때론 우리 지민이가 하기싫은 것을 강요하기도 하고
윽박지르며 시키기도 하고 그랬거든....
엄마가 조금만 기다려 주면 스스로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말야.
그렇지? 미안해.

오늘 제주도에서 우리 지민이가 무얼 했든지간에 행복했을 꺼라고 믿어.
왜냐하면  우리 신지민은 신지민이니까.....
한다면 하는 아이니까....

우리 지민이가 국토종단을 선뜻 간다고 해서 너무 고마웠어.
자기의 생각을 굽히지않고 밀고나가는 힘을 가지고 있어 너무 고마워.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해서 너무 고마워.
엄마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커서 너무 고마워.
오늘따라 우리 지민이가 만들어 주는 커피가 마시고 싶네.
국토종단 의 미션을 마치고 오면 엄마에게
맛있는 커피한잔 만들어 줄꺼지?

우리딸 지민아.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쓰다보니 주저리주저리 할 말이 많아지는구나.
비맞은 스님처럼....ㅎㅎ

어쨋든 또 하루 일정을  마치고 하루가 지나가네.
우리 지민이 인생에서  엄마가 주지 못하는 소중한 것을 얻어오고
많이 느끼고 알아오길 기대하면서 이만 줄일까 해.
감기걸리지 않게 옷 잘 여며입고
밥도 잘 챙겨먹고 내일을 기대해보렴.
잘 지내고 있어~~엄마딸 지민아~~

2010.1.6.
지민이를 자랑스러워 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