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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종단
2010.01.11 00:01

우리 둘만의 징표

조회 수 197 댓글 0
주남저수지 탐사를 마치고 지금은 창녕 어느 곳에서 숙영 중이겠구나, 아들아. 고비라고 하는 3일째 행군을 무사히 마쳤는지 모르겠다. 괜찮니?
아버지는 조금 전에 운동마치고 또 너를 향해 책상에 앉았다. 오늘은 날씨가 풀려 행군이 조금 덜 힘들었지? 하지만, 내일부터 다시 기온이 뚝 떨어진다니 걱정이 앞선다. 옷 잘 여미고 다녀라.
오늘 저녁에는 사우나를 가는데 왠지 가기가 싫더라. 항상 아들이랑 같이 가는 주말인데 혼자가려니 마음이 영 설렁해져서. 그렇지만 운동은 해야지 싶어 헬스장에 들렀다가 운동시간 내내 고통이 따랐다. 왜냐구?
가족여행과 감기로 인해 10여일 중단했던 운동을 웅이 떠나고부터 다시 시작했는데, 하루 이틀 정도의 워밍업도 없이 그리고 운동량도 너의 행군 고통에 동참하려고 10여km이상씩을 걷고 뛰었더니 발바닥이 너무 아픈거야. 집에 와서 보니 그만 발바닥에 물집이 세 군데나...
물집을 터트리다가 발가락을 보고 입가에 웃음이 씨~익 나더라. 우리는 아무도 모르는 우리 둘 만의 징표가 있잖아? 누가 뭐래도 딱 부자지간인, 우리는 발가락이 닮은 사람들이다ㅋㅋ.
너는 발에 물집 생기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아버지는 물집 때문에 이삼일 불편했지만 터트리고 난 지금은 괜찮다. 남은 내일 남부지방에서의 탐험활동 잘 마치길 바랄게.
[발가락이 닮은 아버지의 여섯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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