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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쓰지 못하고 오늘 쓰는구나. 2010년 1월 11일 숙영지까지 지도를 보며 찾아가는 대대별 오리엔테이션을 했던 날 촬영한 웅이의 영상편지를 보고 저녁에 1대대 민지 아버지랑 너희들 이야기를 나누며 한 잔 했다. 어머니도 함께...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영상 편지를 보고 또 보았다. 건강하게 행군 잘하고 있다니 너무 대견하고, 장하고, 자랑스럽구나. 쇼 아저씨도 웅이와 아버지 걱정을 많이 해 주신다. 엄마, 아빠와 집이 얼마나 그리울지 말 한마디, 숨소리 하나,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아버지가 어제 일이 있어 주남 저수지를 가지 못해 오늘 점심시간에 다녀왔다. 람사르 문화관과 생태학습관, 네가 만나고 간 가창오리, 큰 고니, 재두루미 등 철새들도 만나고 왔다. 강추위 때문에 저수지가 꽁꽁 얼어 이 녀석들이 모두 저수지 가운데로만 몰려 있더라. 재두루미는 우리가 순천만에서 보았던 흑두루미를 참 많이 닮았더구나.
가족 단위로 생활하는 습성을 지닌 흑두루미를 보면 행운이 따른다고 했는데, 우리는 약 200마리에 이르는 흑두루미 떼를 보았으니 올 해 우리 가족에게는 많은 행운이 따를거야!
어제 버스를 타고 충청북도 서천으로 이동해 오늘은 조금 더 임진각 쪽으로 행군을 하고 있겠구나. 주변 지형지물이 낮선 곳이지만 강추위와 열심히 싸워 이겨낼 아들을 생각하니 아버지는 오늘도 힘이 난다.
작년 1월, 눈길에 미끄러져 다리 골절사고를 격으면서 가족의 건강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지.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이니 강한 정신과 체력을 키우는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너희들 가는 곳마다 흑두루미의 행운이 항상 함께 하길 간절히 바라며 보고 싶다, 웅아!
-흑두루미의 행운이 함께 하길 바라는 아버지의 여덟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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