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7 로마-인천]

기나긴 14박 15일의 유럽탐사 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일지 쓰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네요. 마냥 귀찮게만 느껴졌던 일지였는데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그동안의 추억이 하나 둘 떠오르며 아쉬운 생각만 가득합니다.
처음에는 길게만 느껴졌던 15일... 지나고 나니 정말 하룻밤 꿈처럼 짧게만 느껴집니다. 대원들도 15일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며 몇일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밥을 먹고 비행기 시간에 맞춰 로마 공항으로 이동합니다. 버스가 예정 시간보다 30분 정도 늦게 와서 조금 서둘러 탑승 수속을 하고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잠시 후 15일만에 다시 기내식을 먹습니다. 대원들은 기내식보다 대장님들이 해 준 밥이 더 맛있다고 합니다^^

긴 시간을 날아가 우리는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인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가 8시간이나 지연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8시간을 어떻게 기다려야할지 막막해 하던 대원들은 헤어지기 아쉬웠는데 이렇게라도 시간을 벌 수 있어 더 좋은 것 아니냐며 웃음 지어 보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그동안 쇼핑할 시간이 많이 주어지지 못해 기념품을 거의 사지 못했던 대원들은 면세점을 이용할 생각에 다들 즐거워합니다. 공항 내부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면세점을 돌아다니며 쇼핑을 하고 난 후, 유럽탐사 15일을 정리하는 시험을 쳤죠. 아마 대원들이 가장 싫어했던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험을 친다는 총대장님의 말씀에 대원들은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시험을 완료한 후 총대장님께서 점수를 매겨주시고 시험지 밑에 연대장님들이 15일간 대원들을 관찰한 것에 대한 코멘트를 달아주셨습니다. 이 시험지는 공항에서 부모님께 드릴 것이라는 얘기에 대원들은 또 한번 좌절합니다. ^^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길 것만 같았던 8시간도 금방 지나가버립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인천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대원들은 대장님들과 편지도 주고 받고 마지막 인사를 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봅니다. 이젠 정말 친동생 같은 우리 대원들..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눈물이 계속 나올 것 같아 참느라 고생했습니다.

또 한번 긴 시간을 날아와 인천 공항에 도착!
그리웠던 한국입니다. 그리웠던 부모님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한국 땅을 밟고 부모님들도 만났지만 그동안 정 들었던 친구들, 연대장님들과는 이제 이별입니다.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대원들도 있습니다. 그런 대원들을 한번씩 꼬옥 안아주는 제 눈가에도 어느새 눈물이 고이더군요.

앞으로 우리 대원들 많이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평생 그리워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남겨왔다는 것.
그것만으로 저에게 이번 유럽탐사와 36명의 대원들은 너무 과분한 선물이었습니다.
이렇게 큰 선물을 준 우리 대원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단 말을 전합니다^-^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 날이 있겠죠? 그때까지 지금처럼 밝은 모습 항상 간직하고 이쁘고 멋지게 그리고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유럽탐사가 우리 대원들에게 유익한 경험이 되고 또 좋은 추억이 되었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은 채 저의 마지막 일지를 마무리 짓겠습니다. 귀한 아들, 딸들 끝까지 믿고 맡겨주시고 부족한 일지였지만, 잘 읽었다며 인사를 건네시던 부모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김희진 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