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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종단
2011.01.11 22:10

사랑하는 재필아

조회 수 534 댓글 0
사랑하는 재필아

몇 일째지?

지금쯤이면 꽤나 고생스러울 것 같은데…

그래도 발 뒤꿈치에 복숭아 만 한 물집 정도는 하나 잡혀줘야 “아~~ 이놈이 이제 걸음마 정도는 떼는 구나…” 할텐데… ㅋㅋ

도시에서 태어나 줄곧 아파트에서만 생활하던 네가 흙을 밟고 풀을 헤치고 눈과 바람을 맞으며 걷는다는 게 만만하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해.
하지만 그렇게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숲을 느낄 수 있다면 고생스러워도 한번쯤은 해 보는 것도 아주 즐거운 경험이겠지.

출발 전에 아빠가 딱 하나 당부한 것이 있지?

기왕에 고생스레 걷는 다면 의미 없는 한 발 한 발이 되지 않도록, 너의 머리 속에 “나의 미래”라는 화두 하나는 담고 걸으라고…

마찬가지로 그 기간 동안 아빠 스스로에게도 숙제를 던졌다.
난생 처음 너와 20일 이라는 긴 시간을 떨어져 있으면서, 그간 단편적으로만 고민해보던 “행복 재필”의 편린을 긁어 모아 본격적으로 답을 구해보려고 한다.

.....난 재필에게 어떤 아빠인가?
.....어떤 아빠가 좋은 아빠인가?

.....미래를 위해 주마가편 하는 아빠가 좋은 아빠인가?
.....그저 허허 웃고 장난치는 아빠가 좋은 아빠인가?

.....평소 재필의 미래를 위한다는 미명으로 너무 많은 간섭을 한 것은 아닌가?
.....아니면 오히려 자율성, 스스로 학습을 핑계로 너무 방임한 것은 아닌가?

.....전교 1등은 재필의 행복을 담보 하는가?
.....재필이는 지금 행복한가?
.....재필의 서른살, 마흔살은 행복할 것인가?

.....아니, 재필의 행복은 과연 무엇인가?

몇 일째 생각 또 생각을 다듬고 있다마는 아직 생각이 꼬리를 물 뿐 속 시원한 답은 얻질 못하고 있어.
하지만 네가 돌아올 때 쯤이면 좀 더 좋은 아빠가 되어있을 거라는 확신은 있어.


재필을 위해서 두 손 모으고 기도한다.

하느님,
우리 재필이가 스스로 유머러스하고 주변을 즐겁게 만들 줄 아는 유쾌한 남자가 되게 해주세요.
우리 재필이가 세상 어떤 풍파도 고난도 씨~익 한 번 웃어주곤 뚜벅뚜벅 제 갈길 가는 강한 남자가 되게 해주세요.
우리 재필이가 부모와 형제 그리고 앞으로 꾸릴 가정을 사랑으로 함께하는 따듯한 남자가 되게 해주세요.


마무리를 해야겠구나.

지금 주변을 둘러보고 힘들어하는 동료, 동생들이 있으면 도와줘 가면서 남은 일정도 씩씩하고 즐겁게 마무리하고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돌아와라.

아빠에겐 재필... 하면 떠오르는 그림이 있어.
그건 살풋 상기되어 배시시 쪼개는 너의 미소야.
그 미소가 무척 보고 싶구나.

이젠 진짜 마무리.

지구온난화로 투발루 섬이 가라앉고,
MB 덕분에 4대강의 앞날을 알 수 없고,
연기 올려 소식전하던 봉화가 3D 스마트폰으로 변하는 세상이 되어도
딱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재필아 사랑한다.

                       2011년 1월 10일
                       많이 부족한 아빠가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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