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종단

우리아들 대민아~

by 안대민 posted Jan 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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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늦게까지 내린 눈으로 세상은 온통 하얀색이구나.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온다는 소식에  
행군하고 있을 아들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밤늦게에 올라온 탐험일지를 보니 구미쪽에는
눈이 많이 오질 않아서 행군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니 다행이구나.
어젠 버스로 이동하기도 했다고하니 또다른 즐거움이 있었을것 같고...

벌써 구미까지 올라왔고 오늘 일정을 보니 상주로 이동하던데
그동안 가보지 못한 많은 곳을 지나게 되겠구나.
그것도 땅을 밟으며 도보로 지나고 있으니 남다른 감회가 있을것 같다.
경계와 경계를 지날때마다 해냈다는 자신감도 생길것 같고...

요즘엔 너에 관한 많은 일들이 생각난다.
니가 어렸을때는 좀처럼 걷기를 싫어해서 어딜 다니는것이 쉽지 않았다.
또 유모차도 타지 않고 오로지 안아주어야만 울지 않아서
너를 안고 다니느라 참 어려움이 많았다.
유모차는 총 5번도 쓰지못했을 정도니까...
그땐 또 자가용도 없었던 때라 기저귀 가방에, 분유통에, 옷에
가방을 두세개씩 메고 널 안고 다녔구나.

그런데 이제는 니가 훌쩍 커서 부모의 도움없이
너 혼자 그 먼길을 혼자서 걷고 있으니 대견하기만 하다.
지금 니가 맨 배낭이 무겁게 느껴지겠지만
아마도 그때 엄마가 들었던 너와 가방 무게보다는
가벼울것이라 생각을 한다.
그래서 아이를 낳은 엄마는 자연히 힘이 쎄지는것 같아.

한가지 말하고 싶은건
널 키우면서 가장 중요했던건 아빠라는 사실이야!
아빠가 없었으면 아마도 널 키우기가 정말 힘들었을거야.
아빠는 너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예뻐했기 때문에
너에 관한 것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했단다.늘 부지런했고.
그리고 지금도 계속 그렇다는 것이야.
대민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때부터
태어났을때, 울 때, 웃을 때, 어린이집 다닐 때, 유치원 다닐 때,
초등학생 때, 중학생 때, 그리고 앞으로 고등학생 때, 군대갈 때,
결혼할 때까지,그리고 니가 아이를 낳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서도
엄마아빠의 사랑은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가끔은 그 사랑이 짜증스럽고 힘들때도 있을 것이고
너의 생각과는 다른 부모가 원망스러울때도 있을 테지만
너는 엄마아빠의 사랑스런 아들이란 사실은 변함없을 거야.

지금 니가 걷고 있는 국토순례길은 춥고 힘들겠지만
힘든 시간속에서도 꿀맛같은 간식도 간혹 먹을 수 있을테고
평상시엔 못 느꼈던 하루 밥 세끼가 기다려지고
모르는 낯선 사람들을 만나서 친구가 되고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낯선 땅도 밟으면서
계속해서 열심히 걷다보면 목적지에 도착해 있을것야.

우리의 인생도 그것과 다르지 않단다.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흐르고 있지만,
살아가는 모습은 모두 다르듯이
어떻게 사느냐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지나간 일들에 대해 후회하고 아쉬워하지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다보면 그런 후회나 아쉬움도
많이 줄어들 거라 생각한다.
엄마아빤 대민이가 세상을 넓게 볼수 있도록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다.
바른 사람으로, 이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커주었으면 좋겠다.
남들 시선 때문이아니라 너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끼며
좀더 넓고 큰 세상을 꿈꾸며 너 자신을 키워 나갔으면 싶다.
지금 한걸음씩 걸어서 경계와 경계를 넘어 국토를 종단하고 있듯이
한가지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서 한걸음한걸음 나아간다면
언젠간 그 목표에 도달할 것이고
이다음에 니가 커서 무슨일을 하든, 어디에 있든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대민아,
힘든 국토종단 과정을 뿌리치고 도망가지않고 참여해 줘서 고맙다.
이미 넌 너의 희망찬 미래를 향해 한걸음씩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토 종단하는 동안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끝까지 힘내서
최종 목적지까지 완주하길 바란다.
그 최종 목적지에서 엄마아빠가 기다리고 있을께.
사랑한다, 대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