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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종단
2011.01.17 20:51

동생에게

조회 수 326 댓글 0
서울까지 잘 오고 있나?
단 음식 많이 먹고 싶지? 이제 내가 내가 대장정 다녀온 후 단 걸 그렇게 많이 산 이유를 이해하게 될 거야.
내가 간 단체는 간식도 안 줘서 힘들었다;;
국토대장정 다녀 온 건 재미있었니? 좋은 친구 한 명 사귀어 놓으면 일정동안 적어도 심심하지는 않을 텐데.
좋은 친구 사귀면서 사람 사귀는 법도 알아놓으면
좋을텐데, 그게 잘 됐는지 궁금하다.
지금 그 시점에서 가장 많은 생각이 들 거야.
네가 이번 여행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 혹시라도 귀한 방학 시간을 허비한 것은 아니었는지 많이 느꼈을 거다.
내가 보기엔 너의 태도가 많이 달라진 것 같더라.
영상편지를 보내는 너의 말투에서 그렇게 싫어하던 집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가족들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았음을 충분히 느껴지더라.
그런데 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조금도 없어서 많이 섭섭해 하시더라.
그리고 나는 '전혀 보고 싶지 않은 존재'로 언급한 걸 보니. 겁을 상실한 건지, 믿는 구석이 생긴 건지 궁금하더라.^^
집과 가족에 대한 애착이 조금이라도 생겼으면 너의 여정은 크나큰 성공이다. 언제 그런 의식 변화를 이루겠니?
그런데 너 표정은 첫날과 같이 밝더라? 나는 그 시점에서 그런 표정 지을
만큼 여유롭지 못했는데, 가는 길이 무척 편했나 보네.
아니면 너가 단순해서 그런 것 따위 느끼지 못하는 건가?
너가 없으니 집이 무척 조용하고, 생기가 없어 지더라.
나도 심부름 시킬 사람이 없은니 불편하다.
빨리 너가 돌아와서 우리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제 역할을 하기 바라며,
남은 여정동안 안전하게 갔다오길 바라마지 않는다.

2011년 1월 17일 부산에서 오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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