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종단

덕현에게

by 한덕현 posted Jan 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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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소년 덕현에게,

철새따라 국토대장정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추운 날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철새"보다는
한 곳에 가만히 있는 새가 더 좋다며,
잠시 이번 국토대장정에 대한 알지 못할 두려움을 솔직히 내보이던
네 모습이 기억난다.

사람들은 누구나 알지 못하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살아 간단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두려움 앞에서 뒤로 물러서서
새로운 세계로의 탐험을 포기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한발한발 낯선 세계로 어렵지만 힘찬 행진을 시작한단다.

몹시도 추운 이번 겨울,
삶을 더 충실히 살아나가기 위해,
더 나은 삶의 터전을 향해서,
힘들고 먼 여행을 하는 용감한 "철새"들의 모습을
우리 덕현이 하나하나 잘 보고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순간순간 힘이 들겠지만,
모든 힘든 순간들은 결국 네가 나중에 뒤돌아보면,
무척 아름다웠던 순간이었음을 알게 될 거야.
네가 오늘 흘리는 모든 아프고 힘든 땀방울들이
내일은  힘차고 향기로운 열매로 태어날 거야.

오늘로 네가 국토대장정을 떠난 지 삼일이 되는구나.
용감하고 멋진 덕현아,
많이 힘들고 아프겠지만,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보고 느끼고, 더 많이 커서 돌아오렴.

네가 언젠가 시에서 적었던 것처럼,
어김없이 아침이면 태양이 떠오르고 바람이 불어오고
하루 하루 그렇게 삶은 계속되는 것이잖니.
며칠 뒤 국토대장정을 마쳤을 무렵이면.
덕현이의 삶에는
더 힘찬 태양이 떠오르고,
더욱더 생명력으로 가득한 바람이 불어 올 거라 생각한다.

덕현아,
자그마한 몸으로
추운 겨울 머나먼 나라까지 힘든 여행을 하는 철새들을 생각해보렴.
그 철새들의 삶이 참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그 철새들이 그 모든 힘든 여행을 묵묵히 견뎌내기 때문이 아닐까.

덕현아!
너의 아름다운 삶을 위해
이번 국토대장정 끝까지 건강하게 완주하길 바란다.
이모가 항상 응원할게.

항상 덕현이를 사랑하고 또 자랑스러워 하는 이모가.
2011년 1월 22일 토요일 아침에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