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종단

고생하는 아들 정년이에게

by 김정년 posted Jul 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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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아. 많이 힘들지? 오늘  두번째로 편지 남긴다.

이 편지가 힘들게 걷고 있는 우리 아들에게 조금이나마 밧데리 충전되듯이 힘이 되었으면 한다.

내일이면 벌써 정년이가 떠난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네
이제 반은 왔고 반 밖에 안 남았다 생각하면 잘 참아 낼 수 있겠지?
사실 너를 보내 놓고 더워지는 날씨에 고생할 생각에 마음이 놓이지도 않고 연락이 되지 않으니 더욱 궁금하던데
그래도 저녁마다 인터넷에 올려진  모습을 보면서 힘들지만 그래도 잘 해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안심이 된다.  

정년이는 엄마가 보기엔 아직도 아이같아 마음이 안놓이는 점도 많지만 그래도 나가서 친구들과는 잘 지내니 이번 탐험에서도 누구보다 씩씩하게 잘 참아 내고 잘 해내리라 믿는다.

사실 엄마도 너를 보내 놓고 24일에 서울 병원에 가서 25일에 수술하고 오늘 퇴원해서 집에 왔다.  엄마도 수술대에 실려서 수술실로 갈때는 두렵기도 했고 수술후 통증으로 아프기도 했지만 뜨거운 햇빛아래 열심히 걷고 있을 우리 아들을 생각하며 참아 냈다.  이제 몸도 많이 회복 되었고 집에 돌아와 네 방을 보니 새삼 정년이가 보고싶다.
지윤이도 같이 있을 땐 맨날 싸우기만 하더니 네가 빨리 왔음 좋겠단다.

할아버지랑 할머니도 정년이랑 연락을 하고 싶지만 연락할 수 없다고 하니 많이 안타까워 하신다.  그래도 정년이가 대견하고 기특한가봐.
엄마도 정년이 목소리가 듣고 싶어 전화 했더니 핸드폰이 꺼져있다는 메세지에 조금 서운하더라만 다들 그렇게 하는 거니까 참기로 했다.

정년아.
오늘은 물놀이도 하고 독도법 후에는 수박화채를 먹으며 그렇게 맛있어하고 좋아 했다는 일지를 봤다.
집에 돌아와 수박 한조각을 먹어도 오늘의 그 수박이 생각나겠지?
탐험 하는 동안의 경험을 통해 그동안  주변에서 쉽게 주어지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알게 되는 값진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
우리 아들 마치고 오면 엄마 아빠보다 더 생각이 크고 영글은 어른이 되어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ㅎㅎㅎ
그런데  정년아  사진에 보니 안경을 벗고 있네?  날씨가 더워서 벗고 있는거라면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잊어 버렸거나 부러졌으면 답답해서 어쩌니?
여분으로 한개 더 챙겨 줄걸 그랬네.. 미안해라.

정년아
많이 힘들고 가끔씩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잘 참아내서
네 자신을 이기는 진정한 승자로서의 정년이로서 거듭나기를 기대할게
끝까지 대장님말씀 잘 듣고 친구나 형들 동생들이랑 힘을 합쳐 잘 해내길 바란다.   늘 건강 조심하고

정년이를 무지 무지 사랑하는 아빠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