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행군 첫 번째 날. 새벽 2시에 기상소리가 강당을 울립니다. 어제 저녁 7시에 잠이 든 대원들은 영문도 모른채 비몽사몽 일어나서 대장님들의 목소리에 따라 행군을 준비합니다. 배낭을 메고, 신발끈과 가방을 점검하고 물통을 채우니 어느덧 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새벽 3시에 야간행군 시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대장님들이 가지고 있는 경광봉의 빨간 불빛만 줄지어 가는게 보입니다. 경광봉은 혹시나 지나갈 자동차나 오토바이에게 어둠속에서 대원들이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대원들은 9시간이나 잤지만 새벽에 걷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걸으면서 연신 고개가 숙여집니다. 자면서도 걸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주많은 사례가 탄생합니다^^:;;;; 자면서 걷는 것은 대원들이 다칠 염려가 있기 때문에 대원들이 조는 걸 보는 즉시 대장님들이 깨워서 제정신이 들도록 해줍니다. 처음에는 힘들어하던 대원들도 시간이 조금 지나자 어둠과 졸음에 익숙해 졌는지합니다. 대원들은 걸으면서 낮에는 볼 수 없었던 수 많은 별이 박힌 하늘을 바라봅니다. 속력을 내어 걷기 시작이따금 별똥별이 떨어지기도 했는데 그 별똥별을 발견한 대원들은 조용히 소원을 빌어봅니다. 아마도 국토대장정이 빨리 끝나서 부모님을 보고 싶다는 소원이 아닐까요?
야간행군의 이점은 바로 계속 걸어도 그렇게 덥지 않다는 것! 평소에 햇빛이 내리쬐는 시간대에 걸었기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오듯 흘러서 대원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하지만 새벽 3~5시 쯤은 날씨가 시원해서 아무리 걸어도 땀도 별로 나지 않고 덥지도 않아 속력을 더 낼 수 있어서 빨리 목적지에 도착 할 수 있습니다. 대원들도 그 점을 깨닫고 새벽에 걷는 게 낮에 걷는 것보다 더 좋다고 말합니다. 대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니 내일의 야간 행군도 무난히 진행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드네요.
열심히 걷던 대원들의 배가 슬슬 고파질 때 즈음 대원들이 쉬고 있는 곳으로 아침이 배달되었습니다. 아침은 대원들의 기운을 북돋아줄 컵라면입니다. 국토대장정 이후 처음으로 라면을 먹게 된 대원들은 뜨거운 물을 받고 라면이 채 익기도 전에 맛을 봅니다. 오랜만에 먹는데다가 새벽에 바짝 걷기까지 했으니 집에서 먹는 라면보다 훨씬 맛있겠지요.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고 대원들은 다시 출발합니다. 슬슬 동이 트고 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점점 더워질 것을 예감한 대원들은 쉬지 않고 한번에 숙영지로 가고 싶어 하지만 체력이 따라주질 않아 또 한번 휴식의 시간을 갖습니다. 이번 휴식 시간에는 대원들이 매우 좋아할 만한 것을 주었습니다. 바로 부모님의 편지! 매일 편지를 써주신 분도 계시고, 바쁜 일정으로 아예 편지를 못 써주신 분도 계신데, 부모님의 편지가 없는 대원들에게는 어제 연대장이 직접 쓴 편지를 전달해 주었습니다. 편지를 보고 부모님이 보고 싶어서 펑펑 소리내어 우는 대원이 있는 반면, 부모님이 편지를 유쾌하게 써준 덕분에 울음이 쏙 들어가고 편지를 보며 웃는 대원도 있었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부모님들마다 다르지만 자식이 보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고 그 표현방식이 절절하든 유쾌하든 대원들은 자식을 그리워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충분히 느꼈을 것입니다. 대원들에게 충분히 편지를 읽을 시간을 주고 숙영지를 향해 다시 출발!
새벽에 행군한 길은 모두 자전거 도로라 평지였는데 아침에 행군한 길에는 오르막이 꽤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높은 오르막을 걸을 때 대원들은 너무 지친 상태라 한발짝 한발짝 힘들게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는데 오르막을 다 오르는 순간 보이는 하나의 간판! ‘여기부터는 경기도입니다’ 대원들은 이 간판을 보자마자 환호성의 소리를 지릅니다. 드디어 강원도에서 경기도로 넘어가게 된 것입니다. 이 말은 금요일에 도착 할 서울과도 매우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하죠. 신난 대원들은 언제 오르막을 힘들게 걸었냐는양 가벼운 발걸음으로 고개를 넘습니다.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대원들의 행군은 빨라지고 불평도 점점 줄어드는 것 같네요. 이 기분으로 걸어가니 오늘의 숙영지인 도리 노인회관까지 금방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대원들은 점심을 먹고 어제 한 빨래가 널려져 있는 옥상으로 가 자기 옷을 찾고 샤워를 했습니다. 차디찬 물에 샤워를 하니 오전의 피로가 한번에 풀리는 것 같습니다. 야간행군으로 피곤해 하는 대원들을 위해 샤워를 하자마자 대원들은 오침을 했습니다.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곳에서 자니 대원들은 이내 꿈나라로 빠져듭니다. 한시간 반동안 오침을 하고 기운을 차린 대원들은 미꾸라지 잡기 프로그램을 하러 갑니다. 대장님들이 예상한 미꾸라지 잡기는 논두렁에 미꾸라지를 풀어놓고 잡는 것이였는데요, 막상 가보니 논두렁이 아니라 수영장 같은 곳에 미꾸라지가 풀려있네요. 풀 안의 물은 방금 채웠는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합니다. 대원들은 물을 보자마자 너나할 것 없이 풀로 뛰쳐 들어갑니다. 덤으로 대원들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던 대장들까지 풀로 끌고 갑니다. 네다섯명의 대원들이 달려들자 힘이 센 대장들도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네요. 끌려가긴 했지만 막상 풀에 들어가니 대장들은 어린아이가 된 듯 대원들과 신나게 놉니다. 물놀이를 계속 하고 싶지만 몸이 젖어서 또 샤워를 해야하고 저녁을 먹은 뒤 일찍 자야하기 때문에 물놀이를 마무리하고 다시 숙영지로 돌아와 샤워를 했습니다. 하루에 두 번이나 샤워를 하다니!! 더운 날 두 번이나 샤워를 한 대원들은 온 몸에 찬기가 도는 것 같다며 행복해 합니다. 샤워 두 번에 맛있는 저녁을 먹고 대원들은 바로 취침!! 어제보다는 좀 늦긴 했지만 그래도 비교적 이른 시간에 잠이 듭니다. 새벽과 오전에 열심히 행군도 하고 경기도에 입성도 하고 물놀이까지 한 대원들은 코까지 골며 잘 잡니다. 내일의 야간 행군을 위해 대원들이 푹 자고 일어났으면 좋겠네요.
이상 일지대장 강희경, 카메라대장 김도완 이였습니다.
사진속에 대원들 표정은 이제는 이런것들에 익숙해져서 즐기는 표정들이네요.
저 모습대로라면 아마 일주일 더 연장해도 잘 해낼것 같지만
우리 아들들 딸들에 부모인 부모님들이 인내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릴것 같네요!ㅎㅎㅎ
모든 대원들이 참으로 훌륭해 보입니다.
끝까지 화이팅!
찬희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