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지순에게,
오늘 사진을 보니 못 본 사이에도 더 큰 것 같다. 살도 빠지고 많이 그을린 모습이지만 건강해 보이고 웃는 모습에 안심이 된다.
너와 태백에서 헤어진 후 열흘이 되었구나.
태백에서 청주로 돌아오는 동안 아버지(지순이가 아빠를 아버지라고 부른 것을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아버지로 쓴다.)는 네 생각을 많이 했다. 몸은 컸지만 마음은 어리다고 아버지는 생각했는데 2주일이나 혼자 생활한다니 대견한 마음이 들었다. 네가 탐험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캠프에서 즐겁게 생활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아버지의 마음이 든든했다.
그 동안 어떠했는지 아버지는 궁금하다. 돌아와서 알려주렴. 무더운 더위와 지친 발걸음으로 힘도 들었으리라고 생각한다. 탐험대장님들이 너희들의 탐험일지를 인터넷에 게시하기 때문에 어머니, 누나와 아버지는 매일 이것을 읽고 네 이야기를 하였다.
아버지는 지순이가 많이 보고 싶다. 이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있으니까 내가 지순이를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순아, 사랑하고 보고 싶다.
남은 일정도 건강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길 빈다. 그리고 지순이가 힘들 때, 아버지는 너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후원자가 되고 싶다.
사랑한다, 지순아.
2012년 8월 1일 수요일 저녁 11시 30에
아버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