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후야 아빠다.
이제 이틀 남았구나 널 만날 날도 말이다.
길게만 느껴졌던 순례기간이 마침내 그 끝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가는 구나.
더운 여름 뙤약볕 아래 행군하느라 고생 많이 했다.
금요일날 아빠가 널 마중하러 나가마. 엄마는 그날 당직이라 같이 못 갈 것 같구나.
검게 그을린 얼굴을 지금 하고 있겠지?
아빠가 많이 기대하고 있다. 늠름한 아들의 모습을 말이다.
사진엔 너의 모습을 좀처럼 찾을 수가 없더라.
멀리 조그맣게 나온 경우가 많아서 널 찾느라 애먹었지만 그래도 널 알아볼 수가 있었다.
사진 앞에 좀 더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보여줘라. 엄마 아빠가 볼 수 있게 말이다.
그래 힘 많이 들었지. 어디 아픈데는 없느냐?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냐? 게시판에 올라온 친구들 글에 너의 이름이 언급된 것을 봤다.
아마도 아빤 너가 붙임성이 있어서 친구들을 사귀는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친구를 잘 해 주어라. 만나면 지금 겪었던 일들을 자세하게 들려주면 좋겠다.
이제 서울 가까운 곳에 있을 것 같구나. 멀리 서울 하늘이 훤하게 빛나는 것이 보이느냐?
산과 들을 걸으며 많은 것을 눈에 담았을 것이다.
좋은 경험으로 지후에게 남아 살아가는 하나의 등불이 되었으면 한다.
모레 건강하게 만나자.
지후에게
안녕 지후야 누나야!!
두 밤만 더 자면 이제 집에 오네ㅎㅎ
금요일에 누나는 학교에 가서 못 갈 것 같아ㅠㅠ
그래도 서운해 하지말고 열심히 해!
누나는 너 없는동안 야구장에 갔었어^^
거기서 뭐 봤는지 알아??
이승엽 한일통상 500호 홈런을 직접 봤어!! 다음주에 너랑도 같이 야구장 가자ㅋㅋ
좋지??
그럼 야간행군?? 잘 하고 조금 남은 시간동안 열심히 하고와!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야~
많이 힘들었지? 이제 정말 끝이 보이는구나
이제 이틀만 지나면 우리 지후 인생에 커다란 업적이 하나 생기는구나
엄마 아빠도 하지 못한 국토대장정을 아들이 해냈구나
대견하고 엄마는 너무 기쁘다.
사실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출발할 때는 조금 걱정도 했었단다.
과연 그 힘든 여정을 잘 할 수 있을까..하고 말이다.
엄마는 그렇게 나약한 생각이 들때마다
마음속으로 우리 지후는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고 엄마마음을 세뇌시켰단다.ㅋㅋ
이제 인생에 커다란 목표를 하나 세워 도전으로 꿈을 하나 이루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꿈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하여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는 거야
지후야~ 좋은 친구는 많이 사귀었니?
힘들고 어려울 때 마음을 나눈 친구는 기억에 오래 남는 법이지.
좋은 친구는 지후의 또다른 재산이란다.
지치고 힘들겠지만 나보다 더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힘을 주는 지후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남은 기간동안 끝까지 화이팅하고
우리는 금요일에 보자
우리 가족은 항상 너를 응원하고 있단다.
사랑한다..지후야~~
그리고 뭐 먹고 싶은지 생각해놔. 금요일에 먹으러 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