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막내아들 수아야,
형따라 멋모르고 따라간 한강 종주가 힘들지?
올 여름은 특히 더워서 집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데 땡볕에 30km를 걷는다니...수아 살 빠지는 소리가 막 들리는듯ㅋㅋ
그런데 막상 탐험일지를 보니 밥도 잘 먹고 친구들과도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엄마는 안심했다.
또 간간히 올라오는 사진에 네 얼굴도 한 두번 보니 건강한거 같아서 감사하고.
이제 내일이면 길었던 12박 13일의 한강종주도 끝나고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만나겠구나.
수아가 어떤 모습일지 엄마는 지금부터 넘 궁금하고 보고싶고, 만나면 엄청 반가울거 같은데.
중학교 올라와서 수아도 사춘기가 시작되고 엄마 아빠 잔소리 듣는 때가 많아졌지?
체중 조절과 공부 땜에 너도 스트레스가 많았잖아.
그래서 미안하지만 가끔은 (너는 자주라고 느끼려냐?ㅋㅋ)엄마 아빠가 너희들 교육 문제로 다투는 모습도 보여줬고.
그래도 지금까지 잘 자라준 우리 아들 고마워.
엄마가 피곤하거나 짜증이 나도 집에 오면 우리 수아 때문에 웃을일이 많았었는데,..
덩치는 커다란 녀석이 슬쩍 머리를 들이밀며 '엄마, 머리만져줘, 귀지 파 줘' 하면 귀찮은 척 하면서도
실은 엄마도 좋았거든. 좋아하는 음식이 나오면 맛있게 먹는 모습도 예쁘고, 특히 재미있는 것을 보거나 들을 때 자지러지게 웃는 너의 웃음소리는 엄마에게 엔돌핀을 퐁퐁 솟아나게 해. 또 성격이 둥글둥글해서 친구도 많고.
그런데 요즘 네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성적 때문에 야단 맞느라 너도 의기소침해지고 엄마도 잔소리가 더 많아져서
조금 슬퍼.
하지만 아들,
지금은 너의 인생의 씨를 뿌리는 시기인것 같아.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것이 없잖아.
그런 것처럼 청소년기는 인생의 봄으로 네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 목표를 세우고
꿈을 갖는 시기야. 그리고 공부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기초가 되는 거지.
우리 아들은 인생을 즐기면서 재미있게 사는 게 중요하잖아. 엄마는 언제가 네가 초등학교 때 어느 날인가를 기억해. 그 날은 무엇 때문인지 네가 너무 힘들었나봐. 집에 오자마자 가방을 내던지며 '인생이 뭐 이따구야.' 하던 말을 잊을 수가 없어. 그 때 엄마는 생각했지. '수아는 뭐든지 즐겁게 신나게 하게 해야 겠구나'. 사람마다 사는 스타일이 다른데 너는 재미가 있어야 뭐든 열심히 하는 스타일인거 같아.
그래서 엄마가 제안 하나 할께. 너의 신나는 인생을 위해 공부도 신나게 즐겁게 하면 어떨까? 엄마는 네가 꼭 일등이 되고 성공하기 위해 공부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네 꿈을 위해 스스로 노력했으면 하고 바래. 이왕이면 즐기면서 공부도 하길 바라거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도 있잖아.
아들,
네가 어떤 삶을 살든지 엄마는 너를 응원할거야. 왜냐하면 엄마는 네 엄마니까. 그리고 영원히 네 편이니까.
그래서 엄마도 열심히 노력할께. 너를 응원하는데 필요한 것이 있다면 지원support할 수 있게 하려고.
또 한가지 너는 특별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거 잊지 말고.
우리 가족 다섯명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격려하면서 각자 하나님이 주신 꿈을 이루고자 노력했으면 좋겠다.
내일 해단식에서 건강한 모습 보기를 고대한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
내일 맛있는 거, 시원한 거 가지고 데리러 갈께.
그리고 양양에서 푹 쉬자.
사랑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