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해단식 전날! 해단식 전날이여도 해야 할 것은 그대로 해야하기 때문에 오늘도 행군은 계속 됩니다. 어제처럼 폭염주의보가 내리기 전에 숙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 새벽 4시에 기상!! 야간행군은 어제로써 끝이였지만 새벽 4시라는 시간은 대원들에게는 야간행군과 동일한 의미로 다가왔나 봅니다. 잠에서 덜 깬 대원들이 어제 야간행군이 끝났다고 했으면서 오늘 왜 이렇게 일찍 깨우냐고 불평하는 목소리가 들리네요. 시간이 촉박하기에 빨리 텐트를 철수시키고 출발을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이른 시간에 행군을 하게 된 대원들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오히려 야간행군보다 오늘의 행군에서 자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줍니다. 이전에 비해 자는 대원이 많아지자 대장들은 대원들을 깨우기 위해 이리저리 동분서주 합니다. 서서히 동이 트는 하늘을 바라보며 대원들의 잠이 깨기 시작할 즈음에 아침을 먹는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밥은 역시 약간의 행군을 하고 난 뒤에 먹는게 꿀맛입니다. 모두들 꽁치조림 하나로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웁니다.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계획된 거리를 오전에 모두 걷기 위해 약간 속도를 높여 행군을 합니다. 이 행군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대원들은 뒤처지는 사람 한 명 없이 잘 걸어 줍니다. 자전거 길을 따라 걸으며 서서히 가까워지는 숙영지를 얘기하는 대원들을 보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열심히 걷는 대원들의 모습이 마냥 기특하고 예뻐보이기만 하네요.^^ 걷던 중에 정말 경사가 심한 오르막이 한 곳 있었지만 대장들의 격려와 대원들 스스로의 의지 속에 평지에서의 속도와 똑같이 오르막을 넘었습니다. 국토대장정을 시작하기 전 대원들의 체력을 12일이 지난 지금과 비교해보면 대원들 하나하나 모두의 체력이 크게 증진되었습니다. 행군 초반에는 제대로 따라오지도 못하고 뒤처지기 일쑤여서 대장님들의 입에서 “밀착”이라는 말이 끊일 날이 없었는데 이제는 대장님들이 굳이 소리치지 않아도 대원들은 알아서 밀착하고 안정된 행군 패턴을 보여줍니다. 국토대장정을 통해 적어도 체력 하나만큼은 얻어가네요.ㅎㅎ
대원들이 잘 걸어준 덕분에 예상 도착시간인 12시보다 한시간 반이나 일찍 오늘의 숙영지인 양평 중앙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큰 규모의 교회라 오후부터는 야외 활동없이 실내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어 대원들이 땀을 뻘뻘 흘리지 않아도 되군요. 숙영지에 도착해서 대원들은 바로 샤워를 했습니다. 오후에 샤워를 해도 되기는 하지만 오전에 흘린 땀을 오후까지 유지하게 되면 찝찝할까봐 바로 씻기는 총대장님의 배려입니다. 모든 대원이 샤워를 마치고 곧바로 점심을 먹고는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12박 13일의 국토대장정의 전체적인 분위기라던지, 자신이 느낀것이라던지, 대장님들의 자질이 어떠했던가 등을 평가하는 설문지도 있었고, 대원 개인이 생각했을 때 좋았던 점이라던지 고쳤으면 하는 점을 적어냈습니다. 살짝 훔쳐보니 대원들 대부분이 자신의 연대장님에 대한 좋은 말을 쓰고 있는데 짓궂은 몇몇 대원들은 대장님에 대한 장난스런 말을 쓰기도 하네요. 설문지를 다 쓰고 나니 간식타임이 돌아왔습니다~!!!! 아침에 행군할 때부터 간식은 언제주냐며 물어보던 대원들이 그토록 바라던 수박화채가 오늘의 간식! 이번에는 저번보다 더 양을 많이 해서 대대별로 먹는 것이 아니라 개인 국그릇에 담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부동의 간식 1위를 차지한 수박화채. 오늘도 역시나 수박화채를 원하는 줄은 길고 세네번 리필해 먹는 대원들도 꽤 있네요. 수박과 후르츠 칵테일이 없어지자 대원들은 남은 국물이라도 달라며 계속해서 옵니다. 결국 수박화채를 담은 큰 박스는 수박씨만 남고 바닥을 보입니다.
수박화채를 먹고 대원들은 오늘 저녁에 있을 레크레이션 준비를 했습니다. 레크레이션에서 연대별 게임도 재밌지만 그 중축은 당연 연대별 장기자랑이겠죠!! 긴 시간이 주어지지는 않았지만 대원들은 다 같이 머리를 싸매고 무엇을 할지 논의합니다. 물론 장기자랑에서 1,2,3 등을 한 연대에게는 상품이 주어지겠죠. 이미 소문이 퍼져 대원들은 그 상품이 피자와 치킨, 음료 등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국토대장정 기간 내내 유일하게 피자, 치킨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우리 대원들이 노칠 리 없습니다. 치킨, 피자를 먹기 위해 대원들은 꽁꽁 숨겨두었던 끼를 발휘하거나 각종 아이디어를 짜냅니다. 대원들이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엄청난 기대가 되네요. 장기자랑을 너무 열심히 준비한 대원들은 그새 수박화채를 소화시키고 저녁을 먹습니다. 해단식 전날이라 그런지 취사대장님이 신경을 써서 제육볶음을 만들어 주셨네요!! 간식은 수박화채, 저녁은 제육볶음, 그리고 장기자랑에서 1,2,3 등을 하게 되면 먹을 수 있는 치킨과 피자. 대원들은 배가 부를 법도 하지만 밥과 제육볶음을 가득가득퍼서 입으로 넣습니다. 나중에 피자, 치킨을 먹게 될 배도 남겨놓아야 할텐데... 대원들은 일단 먹고 보자는 마인드인가 봅니다.^^
저녁을 다 먹고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시작되었습니다. 본격적인 레크레이션이 시작되기 전 부모님 인터뷰 영상과 대원들의 행군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았습니다. 영상 속의 부모님들은 딸아들이 걱정되서 우시는 분도 있었는데 대원들은 그 영상을 보니 슬프기보다는 부모님들의 격려와 걱정어린 말에서 힘을 얻는 듯 했습니다. 영상과 사진을 보는 내내 대원들은 밝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본격적인 목요일 밤 시작~!! 대원들의 장기자랑을 보기전 간식을 나눠주기 위한 간단한 게임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 가장 인기있던 게임은 대장님들을 나이순으로 나열하는 것. 행사 중 대장들의 나이를 대원들이 알게 될 경우 대원들과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대원들이 대장들의 말을 무시하거나 깔볼 수 있기 때문에 대장들은 나이를 속이거나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원들이 알고 있는 대장들의 나이가 각자 다 다른 경우도 있었는데요. 그 모호함이 오늘 드디어 풀렸습니다. 대원들은 대장들은 나이순으로 나열하면서 생각보다 동안 또는 노안인 대장님들의 나이에 놀라기도 하고 무척 재미있어 했습니다. 그리고 대장님들의 나이를 알게 된 후에는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더 가까워진 느낌이라며 좋아했습니다. 간단한 게임으로 분위기를 달군 다음 연대별 장기자랑이 시작되었습니다. 평범하게 단체로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른 연대, 개그를 패러디해서 평소 대장님들의 모습을 흉내낸 연대, 아예 신나는 음악을 틀어 대원들 전체가 일어나서 춤을 추게 한 연대 등 다들 몇 시간 동안 준비한 장기를 아낌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우리의 대원들은 걷기도 잘할 뿐만 아니라 놀 때는 또 확실히 놀 줄 알더군요. 장기자랑을 하고 레크레이션이 막바지에 이를 때 대장단들이 모두 나와 한마디씩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까지 재밌었다, 미안했다, 고마웠다, 앞으로 잘 지내라 등등 대장들은 대원들을 향해 12박 13일 동안 가지고 있던 마음을 전달하였습니다. 약간 눈물을 보이는 대장님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유쾌하게 말하고 끝을 내네요. 레크레이션이 끝나고 연대끼리 모여 각자 받은 간식을 먹으며 마지막 정리를 했습니다. 연대장과 대원들과의 인사. 서로 껴안고 펑펑 운 인사는 아니였지만 다음을 기약하는 정다운 인사였습니다.
이제 내일 해단식이 끝나면 대장들과 대원들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의 생활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12박 13일을 같이 했던 동기들을 잊지 말고 국토대장정 중의 끈끈한 정을 떠올리며 계속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어머니, 아버지, 내일 여의도에서 자랑스런 아들 딸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내일 뵈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일지대장 강희경, 카메라대장 김도완 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