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유럽에 간 지가 벌써 13일이 지났네. 13일 동안 우리는 폭염에 시달리다 시달리다 겨우 입추가 되어서야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가 있었단다. 벌써 달력으로는 가을 입구에 들어선거지. 물론 아직 더위가 물러가려면 한참 있어야 히지만 말야. 상윤이가 떠난 후 계절이 바뀌어 버린 것처럼 참 오래된 것 같다. 네가 유럽으로 가고 난 후에 엄마는 욕심을 많이 부려서 상윤이가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보고, 사진에 담고 왔으면 하는 생각을 했단다. 그러나 13일이 지난 지금은 얼마나 피곤할까? 얼마나 지칠까? 얼마나 집에 오고 싶을까? 하는 안쓰러움과 애틋함만 있단다.
피곤에 힘들어하는 표정이 시간이 흐를수록 지쳐가는 네 사진에 나타나서 마음이 많이 아프단다.
하지만 이건 엄마의 쓸데 없는 걱정이지?
네가 보고싶구, 보고싶구, 정말 보고싶어서 폰 바탕화면에 상윤이 사진을 깔아놨다. 니가 즐겨하는 입 벌리고 엄지 손가락 치켜 세우고 있는 너만의 살아있는 표정으로 찍은 사진 말이야. 걱정은 하지마. 카톡에는 사진 없으니까. 그 사진을 장난으로 찍어줘서 정말 다행이지 뭐니?
상윤아!!
많이 힘들고 쉬고 싶지?
그래도 우리 아들이 작년 횡단 때 편지에 최선을 다하고 돌아간다고 했었던 것처럼 엄마는 널 믿어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자랑스러운 아들이라는 것을.
그때처럼 최선을 다하고 오렴.
만날때까지 건강하고 건강하고 아프지 말고 늘 웃고
사랑해 아들
너만 생각하면 눈물이 날것 같은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