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단/영남대로

090104_3 나를 뛰어넘다

by 탐험 posted Jan 0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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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뛰어넘다.

오늘은 제주도일정의 하이라이트인 한라산을 등반하는 날입니다. 백록담까지 오르려면 일찍 출발해야하기 때문에 우리들은 아침준비를 서둘렀습니다. 아침을 먹고, 모자와 장갑, 여분의 양말, 스페치와 아이젠까지 챙긴 우리는 버스에 몸을 싣고 한라산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들의 표정에는 아직까지 여유로운 표정과 약간은 긴장한 표정 등 여러 가지 생각이 지나갑니다. 성판악에 도착한 우리들은 대장님의 구령소리에 맞추어 준비운동을 하였습니다. 갑자기 등산을 하면 몸에 무리가 갈수도 있으므로 준비운동은 필수입니다. 출발할 때 대장님들이 나눠주는 귤과 사탕을 주머니에 담고 드디어 한라산 등반을 시작했습니다.

며칠 전에 눈이 내려 한라산은 온통 하얀세상 이었습니다, 우리의 1차 목적지는 7.3km 떨어진 ‘진달래밭 대피소’입니다. 일요일이라 일반 등산객들도 많아서 우리들은 한줄로 서서 차례차례 올라갔습니다. 처음엔 가볍게 올라가던 아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지치기 시작하나 봅니다. 하지만 등산객분들께서 해주시는 힘내라는 응원에 다시금 힘차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조금씩 뒤처지는 어린대원들을 고학년 대원들이 자신들도 힘들텐데 밀어주고 당겨주며 함께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났음을 느낍니다. 아이들은 조금씩 km수가 줄어드는 안내판을 보면서 기운을 내어 앞으로 나아갑니다. 힘들어하던 대원들도 대장님들과 노래도 부르고 좋아하는 음식, 가족들 이야기를 하며 힘을 냅니다.

마침내 1차 목적지인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갑자기 걸음을 멈추면 관절에 무리가 가므로 간단한 체조를 해주고 점심 먹을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미리 준비해간 음식으로 우리는 허기진 배를 채우고 귤도 까먹었습니다. 대원들의 신발, 스페치와 아이젠을 다시 한번 점검해주고 아이들의 체온유지를 위해 간단한 몸풀기 게임을 했습니다.

조금씩 내리던 눈발이 어느덧 꽤 많이 흩날립니다. 더 지체할 수 없어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백록담으로 출발을 서둘렀습니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백록담까지는 2.3km입니다. 성판악에서 진달래밭 대피소까지의 거리보다 짧지만 경사가 가팔라서 더욱 조심해야합니다. 점심을 먹고 난 후라서인지 대원들은 다시 활기를 찾았습니다. 어느덧 날리던 눈발도 서서히 잦아들었습니다.

1시간 남짓 지나서 40명의 작은영웅들은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백록담에 도착했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안개가 짙게 깔려서 백록담의 아름다운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안개와 구름에 휩싸인 한라산 주변의 경관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단체사진과 개별사진을 찍은 후 우리는 하산 하였습니다.

대장단들은 올라올 때보다 더 많은 긴장을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려올 때 사고가 나기 더 쉽기 때문입니다. 내리막길에서는 엉덩이 썰매도 타면서 올라올 때보다 더 즐겁게 내려왔습니다. 차례차례 성판악으로 내려온 순서대로 마무리 체조를 하고 스페치와 아이젠을 해체하고 정리하여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아이들은 노곤했던지 금새 잠에 빠져듭니다. 아이들이 잘 따라와주어 생각보다 일찍 숙소에 도착하였습니다. 저녁이 준비되는 동안 아이들은 샤워를 하고 밀린 빨래도 하였습니다.

고된 하루 일정을 마치고나서인지 아이들은 평소보다 밥을 더 많이, 더 맛있게 먹습니다. 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나머지 정리를 하고 꿈나라로 향했습니다. 오늘 한라산 등반은 아마도 대원과 대장 모두에게 힘든 자기 싸움이었을 것입니다. 무사히 한라산 등반을 마친 대원들은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과 인내를 배웠습니다. 오늘의 경험이 아이들의 미래에 든든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내일이면 제주도에서의 일정이 끝납니다. 부산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행군이 시작됩니다. 무사히 행군을 마치고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다시 한번 긴장의 고삐를 당깁니다. 대원들의 꿈속에서라도 백록담을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잘자요 작은영웅들~

이상 인터넷 일지에 안하영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