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넘어 밀양으로~
국토종단 여섯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로써 본격적인 행군은 이틀째에 접어듭니다. 짧은 겨울 해를 감안하여 숙영지에 일찍 도착하기 위해 아침준비를 서둘렀습니다. 6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행군채비를 마친 우리들은 숙영지였던 교회 앞에서 준비운동을 한 뒤 행군을 시작하였습니다.
아침 일찍 행군으로 하루를 여는 것이 익숙치않은 아이들은 연신 눈을 비빕니다. 오늘은 16박 17일의 국토종단 행군 중에 힘들기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코스입니다. 고개를 세 개나 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중 첫 고개가 용화사 근처에 있는 고개입니다. 숙영지에서 얼마 멀지 않은 용화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들은 대대별로 사진을 찍고 다시 출발하였습니다.
점심을 먹을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우리들은 중간 중간 공터나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행군을 하였습니다. 휴식을 취할 때는 준비운동을 마치고 따뜻한 물을 나눠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제법 능숙하게 대장님의 스트레칭을 따라합니다.
휴식처를 떠나서 다시 행군을 시작 합니다. 두 번째 고개는 아이들 모두 수월하게 넘었습니다. 고개 넘어 원동 초등학교에 잠시 들려서 체조를 해주고, 원동역으로 목적지를 바꾸었습니다. 원동역에서 점심이 도착할 때 까지 대장단들과 게임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점심이 도착하자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릅니다. 따뜻한 국물로 대원들과 대장들은 차가운 속을 풀어내었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친 후 마지막 세 번째 고개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세 번째 고개가 오늘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천태산을 넘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높아만 보이던 고개도 한발 한발 내딛으니 어느덧 정상이 다가옵니다. 저 멀리 노을과 함께 보이는 산그림자들의 풍경과 자연의 색은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드디어 작은영웅들이 천태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들은 휴식을 취하며 수고한 대원들을 위해 초코파이 쟁탈 깜짝 퀴즈경연대회를 열었습니다. 퀴즈를 맞힌 대원과 그 대대에는 초코파이가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곧 이곳까지 오느라 고생한 모든 작은 영웅들에게 간식이 주어졌습니다.
오늘의 숙영지로 돌아가는 길은 한 대장님께서 찾으신 지름길을 선택했습니다. 원래라면 빙 둘러서 가서 한참을 가야만했던 숙소가 살짝 가까워졌습니다. 마지막 고개를 내려와서 숙소에 가기 전 우리들은 작원관지에 잠시 들려서 사진을 찍고 다시 출발하였습니다.
마을회관에 도착한 우리들은 저녁을 기다리며 ‘나의 뇌구조 그리기’를 하였습니다. 각 대대의 대대장님들의 뇌구조와 대원들의 뇌구조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장님들의 머릿속에 가장 크게 자리 잡은 것은 역시나 자신들이 맡은 대대원들이었습니다.
대원들의 머릿속에 가장 크게 자리잡은 것은 가족과 먹을거리였습니다. 행군을 하면서 가장 그리운 것은 가족이지만, 힘들 때 걸어갈 힘을 주는 것은 이번 종단을 마치고 먹을 거리를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대원들의 머릿속에는 종단완주, 대장님, 엄마가 해준 밥, 짝사랑 등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뇌구조 그리기와 발표를 마치고 기다리던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식판을 깨끗이 비운 대원들입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짐정리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경험을 하고 같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이들 간, 아이들과 대원들 간에는 어느덧 점점 깊은 유대감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뇌구조에서 서로의 존재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중한 인연이 종단이 끝나서도 계속 되기를 희망해봅니다.
힘든 일정을 멋지게 소화해준 작은 영웅들! 서울에 도착하는 그 날 까지 우리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함께 만들어가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