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 기다려(!)
오늘은 아침부터 눈꽃이 사락사락 내립니다. 눈 덕분에 오늘 하루는 포근할 것 같습니다. 하늘하늘 내리던 눈꽃들은 어느새 출발할 때가 되자 꽤나 큰 눈송이로 변합니다. 아이들 머리가 젖어서 감기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모자를 모두 착용시키고 행군을 출발하였습니다.
두 번의 휴식을 취하고 점심시간이 다되어 초등학교 운동장에 짐을 풀었습니다. 점심 배식 순서를 정하는 선착순 달리기에 대대 대표들은 정말 최선을 다해 달립니다. 순서가 정해지고 배식을 준비하는데 대원들을 자신의 학생들처럼 여겨주신 마음씨 좋은 교장선생님 덕분에 학교 안에서 점심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든든히 배를 채운 대원들은 짬을 내어 대장님들과 축구를 하거나, 학교에서 사육하고 있는 토끼를 보는 등 한가로운 여유시간을 가졌습니다. 간식으로 귤도 나눠주었습니다. 제주도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귤에 아이들은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2시간여를 걸어 도경계에 도착하였습니다. 경상남도에서 경상북도로, 경상북도에서 충청북도로 넘어온 이후로 충청북도에서 경기도로의 세 번째 도경계입니다. 대원들은 부산에서부터 걸어서 어느덧 경기도까지 오게 된 것을 신기하게 여깁니다. 아마도 대원들은 처음에 종단을 시작할 때에는 이런 순간이 올 줄 몰랐나봅니다.
도경계를 넘어 경기도로 들어와서 숙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이른 시간에 숙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짐정리와 간단한 세면, 대원들의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일을 마친 후 ‘계란 낙하 구조물 만들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계란과 빨대와 신문지, 종이컵, 고무줄, 테이프 등이 각 대대에게 주어졌습니다. 주어진 준비물들을 잘 활용하여서 계란을 감싸 내일 열기구를 타고 올라가서 떨어뜨렸을 때 계란이 무사하도록 만들어야합니다.
대원들과 대장들은 어떻게 하면 계란이 안깨지고 무사히 착륙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합니다. 과학적인 논리를 들어 그럴듯하게 설계를 하는 대대도 있고, 일단 무작정 계란을 감싸고 보는 대대도 있고 가지각색입니다.
빨대로 쿠션을 만들어 계란을 보호하거나, 신문지와 종이컵으로 똘똘 감싸거나, 낙하산을 만드는 등 대원들의 머릿속에서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나옵니다. 대략 한시간 동안 만드는 시간을 가진 후 대대표시를 한 후 구조물을 걷어들였습니다. 대원들과 대장들은 서로 자기 대대 구조물이 훨씬 더 안전하고 잘 만들었다며 자랑하기 바쁩니다.
계란 낙하 구조물을 만드는 동안 저녁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오늘의 저녁메뉴는 부대찌개입니다. 얼큰한 부대찌개에 대원들은 코를 훌쩍거리고 연신 땀을 닦아내면서도 맛나게 먹습니다. 집에서도 이렇게 먹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저녁을 먹고 탐험일지검사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합니다. 하루에 약 30km씩 걷는 행군은 오늘로 마지막입니다. 이제 남은 행군들은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그만큼 이제 대원들과 헤어져야 할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의미도 됩니다. 대장단들은 서울이 가까워진 것을 대원들만큼 기뻐하면서도, 이제 대원들을 못 본다는 생각에 조금은 시무룩해집니다.
내일 기류가 좋아서 무사히 열기구를 띄워 계란 구조물을 실험해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작은영웅들 마지막날까지 우리 다같이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