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종단/영남대로

090117_16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by 탐험 posted Jan 1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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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16일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내일이면 마지막 날입니다.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러갔다는게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오늘은 오전에 숙영지에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오후에 움직이기로 하였습니다.

대원들에게는 행군이 있다고 말을 하고 아침에 밖으로 나와서 행군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출발하기 전에 어제 만든 ‘계란 낙하모형’을 떨어트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제 눈이 와서 열기구가 뜰 수 있는 기류여건이 여의치 않기 때문입니다.

숙영지였던 교회 옥상으로 각 대대의 분대장과 계란낙하모형이 올려졌습니다. 좀 더 긴장감을 느끼기 위해 각기 다른 대대의 분대장이 모형을 낙하시키기로 하였습니다.

여기에 계란이 깨지지 않는 대대에게는 상으로 점심시간에 계란후라이를 해주기로 하였습니다. 계란후라이라는 말에 분대장들과 밑에서 바라보는 대원들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분대장들은 있는 힘껏 모형을 아래로 던집니다. 밑에서 바라보는 대원들의 입에서는 연신 비명과 환호가 터져나옵니다.

계란 낙하 구조물을 모두 실험해 본 후에 대원들에게 즐거운 소식 한 가지를 알려주었습니다. 오늘은 오전에는 숙영지에 있고, 오후에는 차량으로 과천까지 이동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자 대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내지릅니다.

숙소로 들어와서 방금 낙하시켰던 계란모형들의 결과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겉보기에는 정말 튼튼해 보였던 모형 속에 있었던 달걀이 깨지기도 하고, 대충 만든 것 같은 모형 속의 달걀이 멀쩡하기도 하였습니다. 달걀이 깨지지 않은 대대는 2, 4, 7, 8, 9 대대입니다. 하지만 7대대와 8대대는 약간의 반칙을 하여서 탈락되었습니다. 결국 계란후라이는 2, 4, 9대대에게 돌아갔습니다.

점심이 준비 될 때까지 오늘 있을 대대별 장기자랑을 마저 계획하고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비밀 상품이 걸려있다는 말에 대원들과 대장들은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고 연습을 한다고 고민고민을 합니다.

한 시간여 가량의 준비시간을 가지고 대원들은 국토종단 관련 설문지와 행사소감문을 작성하였습니다. 대원들은 그간 행사를 하면서 느꼈던 점, 힘들었던 점, 대장님들에게 고마웠던 점, 아쉬웠던 점 등을 소감문에 적어냅니다.

오늘의 점심메뉴는 자장밥과 짬뽕국물입니다. 대대별로 둥글게 둘러앉아서 단무지와 김치, 짬뽕국물을 가운데 두고 맛있게 자장밥을 비벼먹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친 대원들의 식판을 모아 분대장들이 설거지를 하였습니다. 언제나 집에서 밥만 먹고 뒤처리는 안해보던 대원들은 서툴지만 차근차근 설거지를 해봅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미리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차가 많이 다녀서 도로가 위험하고 옛길의 의미도 많이 훼손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숙영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간단한 체육대회를 가지기로 하였습니다. 홀수대대, 짝수대대로 나누어 여왕닭싸움, 꼬리늘리기 게임, 씨름, 지는 씨름, O․X퀴즈 등을 하였습니다. 아쉽게도 장소가 협소하여 체육대회의 꽃인 계주는 하지 못하였습니다.

짧지만 대장과 대원들이 하나되는 체육대회를 마치고 숙영지로 가기위해 짧은 행군을 하였습니다. 대원들은 숙영지까지 걷는 동안 행사가 끝나감을 실감합니다. 어떤 대원들은 오늘 밤 잠을 못 이룰 것 같다고 하고, 어떤 대원들은 내일 부모님을 보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합니다.

숙영지로 돌아와서 아이들은 오랜만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였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대원들은 못 알아볼 정도로 샤방샤방해져 나옵니다. 내일 부모님을 뵌다는 생각에 아이들이 더욱더 깨끗하게 씻고 나왔나봅니다.

깔끔해진 아이들을 위해 국토종단을 하면서 먹는 마지막 저녁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울트라 스페셜 메뉴입니다. 매콤한 고추장불고기와 맛있는 소스를 듬뿍 묻힌 치킨바가 준비되었습니다. 반찬을 보자 대원들은 물론 대장들도 눈을 떼지 못합니다.

맛있게 저녁식사를 마친 후 우리들은 설거지가 마쳐지는 동안 잠시 짬을 내어 대장님들의 이미지투표도 하고 대원들의 뇌구조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국토종단이 끝나는 지금 또 다시 뇌구조를 그려보고 초기와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비교해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부모님편지를 전달하고 대원들도 부모님께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총대장님께서 우리가 그동안 걸어왔던 도시들과 길에 대해서 짚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침내 기다리던 대대별 장기자랑 순서가 다가왔습니다(!) 분대장들이 가위바위보를 하여 순서를 정하고 응원을 오신 대장님들과 지원대장님들이 채점을 맡았습니다. 노래와 춤을 보여준 대대, 대장님들의 특징을 잡아내어 흉내를 낸 대대, 유명 개그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대대 등 많은 대대들이 짧은 시간에 알차게 준비를 하였습니다.

마지막 대대까지 발표를 마치고 드디어 순위발표만이 남았습니다. 3등은 7대대, 2등은 4대대, 1등은 9대대가 거머쥐었습니다. 대대원들의 희생정신과 노력이 빛났던 대대였습니다. 물론 나머지 대대들도 열심히 준비한 빛나는 노력은 1, 2, 3등을 한 대대와 다를 바 없습니다.

장기자랑을 마치니 어느덧 시간이 늦은 밤이 되었습니다. 내일 마지막 행군을 위해서 서둘러 대원들을 자리에 눕히고 잘 준비를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피곤했는지 금새 잠에 빠져듭니다. 아마도 오늘 밤 꿈은 내일 부모님을 만나는 모습일 것 같습니다.

길것만 같았던 16박 17일의 국토종단의 마지막 밤이 이렇게 흘러갑니다. 그동안 아이들과 많은 정도 들었는데 이렇게 헤어질 시간이 다가온 것이 섭섭하고 아쉽기만 합니다. 그동안 함께 울고 웃은 45명의 멋진 작은영웅들이 내일까지 무사하게 광화문까지 갈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만나요~

이상 인터넷일지에 안하영대장이었습니다^^

* 1월 17일 탐험동영상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