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 유럽 1차 탐험소식입니다.
오전 7시. 암스테르담에서의 이틀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건새우와 미역이 듬뿍 들어간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국그릇에 가득 담겨있는 미역을 보고 탐험 대원들 모두 이걸 언제 다 먹냐고 아우성이었지만 어느새 뚝딱 해치워버렸답니다.
아침을 먹고 정리하는 도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대원들뿐만이 아니라 대장님들까지도 싫어하는 비가 또 내렸습니다. 밥을 먹으려던 대장님들은 다 팽개치고 대원들의 짐이 비에 젖지 않도록 옮기느라 또 한 번 비에 흠뻑 젖어야 했습니다. 버스라도 빨리 왔더라면 좋았을텐데 오늘따라 버스도 늑장을 부려 9시가 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3시간 가량 달려와 12시 즈음에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의 눈길을 끈 것은 1958년 열렸던 브뤼셀 만국박람회를 기념하여 만든 기념관인 아토미움이었습니다. 이것은 철의 분자구조를 16억5천만배 확대한 모형입니다. 대원들 모두 신기해하는 눈치였습니다. 좁지만 운치있는 골목길을 따라가다가 갑자기 확 트인 중세풍의 광장을 만났습니다. 큰 광장이라는 뜻을 가진 그랑 플라스(Grand place)라는 곳인데 매끈한 돌이 깔린 넓은 직사각형의 광장 주변으로 고딕과 바로크 양식의 고풍스런 모습을 한 시청사, 왕의 저택, 길드하우스 등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또 가까운 곳에서 유럽 3대 썰렁 중에 하나라는 오줌싸개 소년상도 보았습니다. 브뤼셀을 상징하는 명성에 비해 작고 초라하여 대원들 역시 실망을 했지만 브뤼셀에서 가장 나이많은 시민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고 하니 우리 대원들 사진 한 컷씩 남기지 않을 수 없었겠죠?
오줌싸개 소년상 주변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벨기에의 초콜릿 상점들이 즐비해있었는데 그동안 우리 대원들이 “벨기에-초콜릿”하며 노래를 불렀기에 잠시동안 초콜릿을 살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든 대원들이 제시간에 돌아오면 정말 맛있는 케밥을 먹기로 총대장님과 약속했는데, 이런... 약속한 시간에 오지 않은 몇 몇 대원들이 있었지 뭐예요.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 당연히 케밥은 바이바이~ 몇 몇 대원들의 작은 실수로 대원들 이곳의 맛있는 케밥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었답니다. 우리 탐험 대원들 이번 기회를 통하여 작은 약속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지켜야 됨을 가슴에 꼭꼭 새겼을 거예요.
벨기에 탐험을 마치고 버스는 다시 파리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결국 점심을 못먹었냐구요? 그럴 순 없죠. 파리로 이동하는 중에 자율점심을 먹었답니다. 햄버거전문점과 샌드위치전문점 그리고 뷔페식 식당 중에 원하는 한 곳을 골라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 다시 버스에 올라 출발합니다. 얼마나 갔을까.. 드디어 파리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은 텐트를 치지 않고 방갈로에 5~6명씩 들어가 따뜻한 밤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텐트를 치지 않으니 허전하다는 여유로운 농담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따뜻한 방갈로 안에서 조원들과 우정을 나눴습니다. 저녁은 시간도 너무 늦었고 각 방갈로마다 전자렌지며 취사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대원들 각자 준비해온 햇반과 컵라면을 먹었습니다. 남자 대원들중에는 밥과 고추장과 참치를 볶아 정말 맛있는 볶음밥을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실력이 보통이 아니더라구요.
이렇게 또 오늘 하루를 마쳤습니다. 한국에 돌아갈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득하기만 했는데 시간이 빠르게 지나버렸습니다. 내일은 파리 시내 탐험을 할 것입니다. 끝까지 무사히 그리고 열심히 유럽의 문화를 공부하겠습니다.
세느강가의 블로뉴숲속 아늑한 방갈로에서 유화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