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엊그제만 해도 인도가 왜 이렇게 추운거냐며 옷을 몇 겹씩 껴입었었는데 어제, 오늘은 우리나라의 여름을 미리 경험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개마고원과 제주도의 날씨도 많이 다른데 넓은 땅덩어리를 가진 인도의 날씨가 지역마다 큰 차이을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우리의 고등학생 형들은 피부를 보호해야 된다며 그동안 가방 깊숙이 넣어두었던 썬크림을 바르며 나름대로 단단한 준비를 하고 나섰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경험을 한 가지 하였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인 다울라따바드성에 가기 위하여 이곳의 시내버스를 직접 이용했습니다. 탐험대원들은 우리나라의 버스와 다른 이곳의 버스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깔끔한 우리나라의 버스와는 달리 허름하기 짝이 없는 모습.시내버스의 비용은 9루피로 우리 돈으로 약 200원 정도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없는 버스 안내원 아저씨. 승객이 탄 후 한참 뒤에 직접 와서 차비를 받아갑니다. 버스 승강장에서는 직접 무언가를 두드려서 신호를 보냈습니다. 덜컹덜컹거려 승차감은 좋지 않았지만 현지 사람들과 함께 시내버스를 타본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탐험대원들은 오늘 다울라따바드성과 엘로라 석굴 사원을 탐사하였습니다. 푹푹찌는 날씨와 가파른 길과 먼 거리...... 인도탐사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때에 예상치 못한 난코스였습니다. 우리의 탐험대원들에게 있어 포기란 있을 수 없겠죠? 박쥐들이 천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깜깜한 동굴도 지나고, 가파른 계단도 오르며, 드디어 다울라따바드성 정상에 올랐을 때 몸은 덥고 힘들었지만, 넓게 펼쳐진 데칸고원을 내려다보니 마치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막내 대원(장범준, 성남진, 정구현, 김지은)들도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오르는 모습이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릅니다.
점심 후에는 엘로라 석굴 사원에 갔습니다. 어제 아잔타 석굴을 빠짐없이 돌아보느라 꽤나 힘들었던 탐험대원들에게 석굴은 예전만큼 반갑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엘로라 석굴 사원은 34개나 있다는 빠니 아저씨의 말에 다들 뒤로 넘어질 뻔 했습니다. ‘멋있고, 대단하긴 한데 왜 이렇게 석굴을 많이 파셨는지요.’라는 귀여운 앙탈을 부리며 엘로라 석굴을 자유롭게 둘러보았습니다.
18명의 대원 모두 훌륭하게 오늘의 탐험을 마쳤지만 오늘 더욱 빛나는 3명의 대원이 있습니다. 바로 김지은, 안연희, 염태환 대원입니다. 너무 멀어 다른 대원들은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석굴까지 대장님들과 함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녀왔거든요. 엘로라의 34번 석굴앞에서 자랑스럽게 사진을 찍고 돌아왔답니다.
오늘은 밤 11시 30분행 야간열차를 타기 위해 아우랑가바드역으로 가야합니다. 그러고보니 탐험기간 중 마지막으로 타는 야간열차가 되겠네요. 열차는 밤새 달려 내일 아침 뭄바이에 있는 빅토리아터미너스역에 우리를 데려다 줄 것입니다. 그리고 내일은 인도탐사의 마지막 날이 되겠네요.
14일 동안 열심히 인도를 보고, 경험한 탐험대원들의 마음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내일 뭄바이에서의 인도탐사 마지막 일정까지 탐험대원들의 열정이 빛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탐험일지를 마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