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일본에서 대원들의 소식을 알려드리기 위해 일지를 쓰고 있는 이현정대장입니다. 이제 일본탐사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이틀만 있으면 부모님 그리고 친구가 있는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우리 대원들 많이 아쉬운지 오사카민박에서 길을 나서면서 일본에 더 머물고 싶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대장님들은 조금씩 지쳐가고 있는데 대원들은 날이 지날수록 힘이 넘칩니다. 오늘일정은 오사카에서 히메지로 가서 히메지성을 둘러보고 히로시마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먼저 대원들 히메지성을 가기위해 신칸센에 올랐습니다. 오늘은 주로 신칸센을 타고 이동을 합니다. jr패스를 끊고나서 신칸센을 제일 많이 탄 날이 되는 셈이네요. 한국에서 신칸센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신칸센이 들어오자 다들 호기심가득한 눈으로 와~빠르다 라는 말을 서로 건넵니다. 신칸센 앞에서 사진도 한 장씩 찍고 이제 히메지성으로 갑니다. 일본에 와서 성을 많이 구경했지만 히메지성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의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성벽과 안의 구조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고 코스역시 체계적으로 잘되어있었습니다. 히메지성의 꼭대기인 천수각으로 올라가기까지 좁고 가파른 목조건물의 계단을 지나가는 것은 대원들을 지치게 만들었지만 막상 천수각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성의 모습은 환상적이었습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전망을 내려다보고 내려오는 길에는 유명한 전설이 담긴 오키쿠우물에 들러 사진도 찍었습니다.
히메지에서 나와 간단히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히로시마로 향했습니다. 물론 신칸센을 타고 이동했습니다. 이제 대원들 열차가 열리면 바로 뛰어들지 않고 사람들이 다 내릴때까지 기다렸다 순서를 지켜 탑니다. 역무원 아저씨들께도 아리가또우고자이마스 라는 말을 던지기도 하고요^^ 부쩍 일본어도 많이 늘었습니다. 열차안 광고속에 있는 일본어를 묻기도 하고 뜻을 듣고 외우기도 합니다.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대원들의 모습이 참 기특합니다.
히로시마에 도착 후 먼저 평화기념자료관에 들렀는데 그곳에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당시 피폭의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과 자료,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노면전차에서 내릴때까지 시끌대던 대원들은 피폭의 피해를 담은 전시물들을 보고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조용해졌고 경건한 표정으로 임했습니다. 기념관을 나와 한국인 피폭자 위령비, 평화의 시계, 평화의 종 등 평화공원을 탐사했는데 그곳에서 다같이 묵념도 하고 대원 두 명이 평화의 종을 쳤습니다. 무슨 소원을 빌었냐고 하니 핵이 전쟁에 쓰이지 말고 과학기술 발달이나 다른 유용한 곳에 쓰이길 바란다는 말을 했습니다. 마냥 어리게만 보았던 대원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참으로 예뻐보였습니다.
나오는 길에 원폭돔에 들러 구경했는데 지금은 다 타고 폐허가 되어서 보기가 별로 좋지 않았는지 대원들의 표정이 어두웠습니다. 일본에 와서 여러 곳을 탐사했는데 그중에서도 대원들에게 많은 인상을 남긴 곳은 히로시마인 것 같습니다. 전쟁이라는 잔혹한 상황을 겪은 사람들의 슬픔과 분노가 대원들에게 그대로 전해진 것 같이 보였고 우리 대원들의 바람대로 히로시마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에 핵무기가 없는 평화로운 사회가 실현되길 바랄뿐입니다.
오늘도 히메지성과 히로시마 곳곳을 둘러보느라 많이 지쳐 보입니다. 하지만 시모노세키역 근처에 있는 숙소로 향한다는 말을 듣자 대원들의 얼굴이 한결 밝아졌습니다. 아직은 일본의 지명을 하나하나 다 알지는 못하지만 처음 일본에 도착해서 밟은 곳이 시모노세키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힘찬 발걸음으로 숙소에 도착한 뒤 저녁을 먹고 일본식 다다미방에서 잠이 듭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일정을 잘 마친 대원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