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또 하루가 밝았습니다.
낯설기보다는 조금은 익숙해진 일본의 아침.
오늘은 히메지성과 히로시마를 탐방하는 날입니다.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아쉬움만 쌓여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좀 더 많이 보고 친구들과도 더욱더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오늘은 신칸센을 타는 날! TGV와 ICE를 포함해 세계 3대 고속열차로 뽑히는 신칸센. 시속 275km로 달리는 신칸센에 몸을 맡기고 우리는 히메지 성으로 향했습니다. 히메지역에서 30분정도 거리에 있는 히메지성은 일본에서는 최초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입니다. 일본 성 건축물 중에서는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곳으로써 뛰어난 방어 시설을 갖춘 곳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성의 모습이 백로와 닮았다고 하여 백로의 성이라고도 불리우는 히메지성에 도착하자 마치 백로가 날개를 펴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히메지성을 구석구석 살펴본 우리는 히메지 성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히메지성의 스탬프를 찍기 위해 천수각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갔을 때 천수각은 보수를 위해 공사 중이었고 아쉽게도 천수각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일본의 역사를 오늘날에서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또다른 감동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렇게 히메지성 탐사를 마치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히로시마!
제2차 세계대전 중 원자폭탄이 투여된 곳으로 유명한 그 참혹한 현장으로 찾아가는 순간이었습니다. 히로시마로 향하는 신칸센을 기다리면서 역을 지나쳐가는 다른 열차를 보고 우리 모두 그 속도에 깜짝 놀라 몸을 움츠립니다. 드디어 히로시마에 도착! 전쟁의 참상이 남아있는 곳이라 그런지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지금까지 가본 곳과는 또 다른 기분이 듭니다.
먼저 찾아간 곳은 ‘겐바쿠돔’. 당시 행정기관으로 사용되었던 이곳은 미국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했을 당시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고 그 외벽이 남아있어 그때 당시의 참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었습니다. 전쟁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이처럼 폐허가 되어버린 건물들과 수십 만명의 사상자들과 평생을 치유할 수 없는 아픔 뿐 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겐바쿠돔에서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자 평화기념공원이 나왔습니다. 공원 한가운데는 그날의 비극을 잊지 말자는 뜻의 꺼지지 않는 횃불이 타오르고 있었고 평화기념자료관에는 원폭투하 이후의 흔적들과 당시의 모습과 과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섬뜩하기 까지 했던 그때의 모습은 ‘평화’라는 단어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고 이러한 참상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화기념자료관을 나와 바깥으로 향하고 있을 때쯤 또다시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바로 원폭위령탑 그곳은 원폭투하 당시 강제로 차출되어 일본에서 근로 중이던 노동자를 포함해 2만명에 달하는 한인 희생자를 기념하기 위한 탑이었습니다. 하지만 평화기념공원 안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떨어진 곳에서 외롭게 세워진 비석을 보니 한편으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습니다. 2차대전 당시 억울하고 참혹하게 돌아가신 조상들을 기리기며 위령탑 앞에서 다함께 묵념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다른 어느 나라 앞에서도 당당하게 맞설 수 있게 이제는 우리가 더욱더 강해지고 단단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신칸센을 타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요리경연대회를 위해 음식재료를 샀습니다. 그중엔 처음으로 요리를 해본 대원도 있었고 다들 능숙하진 않지만 정성을 다해 여러 친구들과 힘을 모아 만든 요리는 일본여행 중 지금까지 먹었던 그 어떤 음식보다 맛있었습니다. 과연 1등을 해서 상품을 받아갈 팀은 어느 팀이 될까요! 두구두구~ 결과는 내일 발표된답니다!^^ 이렇게 오늘 일정도 끝이 납니다. 모레는 사랑하는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니 내일이 실질적으로는 일본탐사의 마지막 날이네요. 가족들과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지만 자꾸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더 많이 보고 느끼기 위해 우리들은 내일도 뜨거운 태양아래를 누비려고 합니다.
이상 일지에 나광현 대장이었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