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황토방의 따뜻한 바닥에서 헤어나오기 힘든 학생들은 일어나라는 대장님들의 잔소리에도 이불 속을 벗어날 줄을 모릅니다. 오늘의 행군 거리는 24km. 오늘의 일정만 마무리되면 공주에서 천안의 학교까지 가는 행군 일정도 대부분 끝나게 됩니다. 학생들은 힘들고 피곤하다고 투정을 부리면서도 짐을 챙겨 출발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오늘도 오전에는 어제 오후처럼 행군대형으로 이동합니다. 차량 소통이 많은 길이고 시가지까지 통과하는 터라 앞뒤로 뛰어다니며 차량통제하는 대장님들의 이마에도 땀방울이 맺힙니다. 두시간여를 걸어 시내를 통과해 강변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강변길을 따라 조금 걷다 보니 점심 식사 장소인 충청풋살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부대찌개와 매운 갈비찜으로 점심 식사를 마치고, 탐방의 출발부터 지금까지 맛있는 식사를 준비해 주신 어머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오후에는 자전거길을 따라 갑니다. 가을낮의 햇볕이 가끔은 따갑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을 날려 줍니다. 조별로 웃고 떠들며 길을 걷노라면 아득하게 보이던 곳도 금방 눈 앞으로 다가옵니다. 어스름이 내리며 자전거길이 끝나고, 다시 행군 대형을 이루어 오늘의 숙소인 용궁가든으로 향합니다. 날이 많이 짧아졌는지 6시를 겨우 넘겼는데 한밤중 같이 깜깜합니다. 대장님들은 경광봉을 켜고 차량과 행군대열 사이의 거리를 두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어두워진 후에도 한시간여를 걸어 용궁가든에 도착했습니다. 용궁가든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계시던 학부모님들께서 학생들을 반갑게 맞아 주십니다. 공주에서 천안까지 60km를 두 발로만 걸어 온 학생들. 부모님들은 아들딸들에게 그간 힘들지는 않았냐고, 아픈데는 없었냐고 끊임없이 되물어 보십니다.
용궁가든에서 부모님들이 준비하신 고기를 푸짐하게 구워 먹고, 대망의 탐방 마지막 날을 기대하며 잠이 듭니다. 이제 탐방도 하루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은 남은 시간이 적은 것이 아쉽기만 한지 연신 이야기꽃을 피우며 잠이 들 줄을 모릅니다. 이제 내일이면 정들었던 대장님들과도 이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