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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일 

제목:사가 국제 열기구 대회

전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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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5시에 일어났다. 몸 상태가 최악이다. 전날 물놀이를 하고 제대로 물을 말리지 않은 탓이다. 우선 최고의 몸상태로 회복하기 위해 전보다 훨씬 두껍게 입고 이륙장으로 갔다. 그곳에 있는 차를 마시니까 좀 나아질 기미가 보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열기구를 타고 비행할 땐 감기는 잊어버리고 비행에 집중했다. 내가 스스로 머리속에서 debriefing을 했다. 누군가 시킨일이 아니다. 단지 비행을 하면서 좀 더 스스로 터득했으면 바라는 마음이 무의식에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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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을 끝내는 도중에 아주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사가에 오기 전에 했던 연습비행과는 차원이 다른 착륙을 했다. 굉장히, 아주 굉장히 부드럽게 착륙했다. 놀라운 일이라고 한다면 강대장님께 실례인가? 

하하. 이번 대회에 크루로서 참가하면서 많을 것을 알게되었고 경험했다. 알게 된 것은 두가지이다. 한가지는 이륙이나 착륙이 개인 사유지에서 이루어 진다면 소유자에게 사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유자에게 사인을 받고 briefing을 하러 갔다. 또 다른 한가지는 피에스타 담당자께서 우리의 비행을 알고 계신다는 것이었다. 




나는 지급 받은 GPS을 이용해서 인공위성 영상으로 보는 줄 알았다. 신기해서 강대장님께 물어보았다. 그런 것이 아니라 그 분이 피에스타 담당자이기 때문에 피에스타들의 열기구 비행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덧붙여서 옵저버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선수로 출전하는 분들의 비행을 지켜보는 것이고 피에스타 담당자 분은 피에스타들의 기구를 따라다니며 비행경로를 지켜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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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일 전에 강대장님께서 알려주신 것이 있다. 우리는 피에스타이고 피에스타란 선수와 다르게 게임 등에 신경쓰지 않고 자유롭게 비행하는 사람을 말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나고 점심쯤 되어서 감기는 다 낫았다. 이제까지 비행하기 전에 최상의 몸상태를 유지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아예 하질 못했다.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젠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비행 중의 안전이지만 그것은 몸상태가 좋았을 때를 전제로 두고 있다고 생각했다.


 점심을 먹고 오후 비행이 시작됬다. 평소와 다르게 이륙장에서 이륙하지 않았다. 한시간 가량 차로 이동하다가 어느 논에서 이륙했다. 그때가 4시 조금 넘어서 일까? 차로 이동하면서 또 졸았다. 그래서 어디서 이륙을 했는지 알 수가 없어 내가 체이서 역할 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졸았던 내가 원망스럽다. 오후 비행이 일종의 게임이었다. 지급된 물건을 목표장소에 떨어뜨리는 게임이다. 난 그 목표장소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강대장님께서 어디로 가시는 건지, 열기구가 목표장소로 잘 가는지를 알지 못했다. 나중에서야 열기구가 착륙하고 알게된 것이 있다. 그것은 오후 비행이었기 때문에 바람의 방향이 잘 바뀌어서 우리 열기구는 목표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또 피에스타 담당자분과 briefing을 끝내고 가스연료를 충전하러 갔다. 아 대장님 바로 옆에 붙어다니면 이렇게 배울 점이 많은지 모르겠다. 사실 오전비행이 끝나고 가스연료를 충전하기도 했다. 그때 순식간에 연료통에 가스를 충전하는 방식을 보게 되었다. 원래 일반 도구를 쓰고 충전하려면 하나에 10분 이상 걸린다. 2개 충전하는데 10초 조금 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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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대회이기 때문에 이런 것도 있으며 내가 이런 것이 있다는 걸 배우기도 했다. 저녁때도 같이 가스연료를 충전하고 대회 스태프이신 봉고차 기사분과 헤어지고 나서 숙소에 도착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한가지 또 배웠다. 사가 열기구 대회에서는 파일럿이 세가지 분류로 나뉜다. 선수, 피에스타, 스페셜이다. 처음 들어본 스페셜은 특별한 열기구를 띄우는 분들이다. 그분들은 선수나 피에스타와 다르게 특급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아마도 귀엽게 생긴 열기구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어서 인가보다. 많은 공부를 한 날이다. 최상의 컨디션을 지키기 위해 조금이라도 일찍 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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