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늦은 6시 30분에 대장님들이 대원들을 깨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평소보다 한시간씩 더 잔 대원들은 개운한 얼굴로 일어나네요. 대원일지에 자세하게 나온 행군 루트를 본 대원들은 오늘도 많이 걸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아침밥을 든든히 먹습니다. 아침을 먹은 후 대원들은 매우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오늘은 105명이 다 같이 행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지도를 보고 연대별로 숙영지까지 가는 오티의 날이라는 것!!
이틀의 행군을 통해 대원들은 105명이 동시에 행군하는 것은 힘든 일이고 선두에 있던 후미에 있던 모두들 호흡을 잘 맞춰야 서로가 편하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다들 행군에 미숙한지라 호흡이 잘 맞지 않아 모두들 행군을 힘들어 하던 차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연대별로 숙영지까지 이동을 한다니 어찌 대원들이 환호성을 내지르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지도는 연대장님에게 주어지고 연대별로 준비가 되자마자 어제 열심히 만든 연대기를 들고 첫 번째 포인트를 향하여 걸어갔습니다. 첫 번째 포인트인 암내교는 정선 시내를 비롯한 사거리 등 지도만 보고는 알기 어려웠기 때문에 어떤 연대는 길을 잘못 들어 1등으로 출발하여 꼴등으로 들어오고 어떤 연대는 꼴등으로 출발했지만 정선 주민에게 길을 물어본 결과 암내교에 1등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반전에 반전이 계속되는 순간이였죠ㅎㅎ 연대끼리만 걷는 거라 다른 대원은 신경쓸 필요가 없었기에 연대별 이동은 행군에 비해 짧은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평소에는 1시간이 걸리던 거리를 40분만에 들어오는 대원이 되었습니다!!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침을 든든히 먹은 대원들이였지만 평소 1시간 걷던 거리를 40분만에 걸으니 체력소모가 심해서 간식으로 제공된 사과쥬스와 초코파이를 게눈감치듯 먹어치웠네요~
암내교에서 휴식을 취하고 간식까지 먹은 뒤 연대 이름과 구호, 노래를 짓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대장님께 연대 이름과 구호, 노래를 검사받고 출발 허락을 받아야 다음 포인트로 이동이 가능했기에 대원들은 빠른 시간안에 이름, 구호, 노래를 지어야 했습니다. 시간이 촉박하니 다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만 지어졌네요. 특히 노래는 제일 기본 동요인 나비야, 비행기, 자전거 등등을 변형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비록 노래 음은 같지만 가사는 각자 독창적으로 만들어져서 각 연대가 발표하는 것을 듣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총대장님께 최종 검사를 받고 두 번째 포인트인 구미정으로 출발! 구미정을 가는 길은 시골내음이 나고 푹신푹신한 시골길이였습니다. 아스팔트길에 비해 시골길은 부드러워서 대원들이 걷기에 한결 더 수월하죠. 시골이다보니 주변 풍경에도 풀내음이 가득합니다. 싱그러운 초록빛과 하늘의 푸른빛은 대원들의 기분을 업 시키고 콧노래도 절로 나오게 하네요. 그늘 한 점 없는 길이였지만 대원들은 불평하지 않고 즐겁게 갑니다. 만약 이 길을 행군으로 갔다면 얼마나 힘들지 예측되니 지금의 상황이 즐거운가봅니다. 한 시간만에 대원들은 구미정에 도착했습니다.
구미정은 산과 강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에 서있는 정자입니다. 그 자체만으로 한 폭의 그림같은 곳이죠. 이런 곳에 우리 대원들은 대장님과 1대 10의 가위바위보 게임도 하고 점심으로 주먹밥을 받게 되었습니다. 대원들의 점심은 일반적인 주먹밥이였지만 대장님들의 점심은 주먹밥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는 복불복이였습니다. 당연 대원들은 대장님의 주먹밥에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해서 대장님 한분한분에게 가서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확인하고 그걸 먹는 대장님의 표정을 보고 깔깔깔 웃으며 숨이 넘어가도록 웃었습니다. 대장님들의 주먹밥에는 케찹 같은 평범한 것도 들어있는 반면 후추, 마늘과 초콜릿이 섞인 것, 계피 등 그냥 먹기에는 힘든 것들도 들어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먹는 대장님들의 표정은 개그맨을 능가했기 때문이죠. 구미정에서 좀 쉬고 난뒤 오티는 계속되었습니다. 세 번째 포인트인 봉정교회로 가야했는데 시간이 매우 넉넉하게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대원들이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물놀이 시간도 허락이 되었습니다!! 일부러 세 번째 포인트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넉넉하게 주어 물놀이 시간도 준 것입니다. 이 더운날 물놀이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대원들의 발에는 날개가 달린듯 가벼워졌습니다. 물놀이 하는 장소에 도착하니 먼저 출발한 연대가 벌써 놀고 있습니다. 물놀이 장소에 속속이 도착하는 연대들은 주저없이 물에 뛰어들어 친구들에게 물을 뿌리는 동시에 협공으로 대장님들을 공격합니다. 물놀이는 어떠한 제재도 없이 대장님을 공격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 대원들은 이를 적극 활용하여 끊임없이 대장님을 공격하고 물 속에 자빠뜨려 물을 뿌립니다. 대원들과 대장들 모두 원 없이 물을 마시게 되었네요^^ 신나게 한시간 가량 물놀이를 하고 으슬으슬 몸이 추워질쯤 다시 걷는게 시작되었습니다.
햇볕이 뜨거워 젖은 옷 그대로 입고 걸으니 한시간만에 속옷까지 바싹 말랐습니다. 물놀이에 전력을 쏟아서 그런가 대원들의 걷는 속도가 조금은 느려졌습니다. 느긋하게 걸으며 그동안 연대원들과 못했던 얘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며 세 번째 포인트를 향해 걸어갑니다. 중간중간 알아서 민가에서 물을 얻고 화장실도 빌리고 그늘에서 편히 쉬기도 하네요.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를 대원들을 실컷 즐기는 듯 합니다. 몇 시간을 걸을 끝에 봉정교회에 도착. 여러 연대가 쉬고 있는데 각 연대마다 물놀이 얘기나 민가에서 맛있는 것을 얻어먹은 얘기를 합니다. 물놀이를 하지 않고 1등으로 도착한 연대가 가장 많은 동정표를 받았고 민가에서 수박과 탄산음료를 얻어 먹은 연대가 가장 많은 부러움을 샀습니다. 더운날 수박과 탄산음료라니! 생각만해도 몸이 시원해지네요.
네 번째 포인트는 숙영지인 아우라지입니다. 제일 먼저 도착한 네 연대는 어두워지는 밤을 대비하여 대장님과 함께 텐트를 쳤습니다. 늦게 오는 연대를 배려한 것이지요. 마침내 하나 둘씩 띄엄띄엄 아우라지에 도착합니다. 밤이 늦어 얼른 저녁을 먹고 빨리빨리 샤워를 하고 텐트에 들어가 잠이 듭니다. 높은 온도 속에서 걷느라 고생한 대원들은 시원하게 샤워도 했으니 상쾌한 기분으로 잠이 들겠지요. 이렇게 대원들이 처음으로 해본 오티의 하루는 저물어갑니다.
이상 일지대장 강희경, 카메라대장 김도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