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훈 대원 일지(온양여중 2년)
1월 5일 토요일
눈이 일찍 떠졌다.
평소같으면 한국에서 10시까지 자고 있을텐데, 낯선 환경이라 그런지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씻으러 화장실로 갔는데, 이게 왠일인가?
뜨끈뜨끈한 물이 나오지를 않는다.
평소에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다가 생전 처음으로 찬물로 씻으려니 조금 거부감이 들긴 했지지만 씻어보니 의외로 시원하고 괜찮았다.
모든 절차를 마치고 처음 간 곳은 <앙코르와트>,
세계 7대 불가사의이기도 하고, 역사에서 배웠던 부분이기에 더욱 세심하게 보리라 다짐했다.
< 이왕 온거, 세심하게 모든 부분 즐겁게 보고가자 > 가 이번 여행의 다짐이다.
그런데 앙코르와트가 넓어도 보통 넓은 것도 아니고, 거기서 거기로 보이기 때문에 거의 미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찌어찌 내 힘 닿는데까지 열심히 눈으로 보고, 기억했다.
이번 여행의 최대의 난은 <갈증> 이 아닐까 싶다.
그 다음에는 <앙코르 톰 – 바이욘사원>을 찾아갔다.
얼굴조각이 수도 없이 많았는데, 항상 문화유적지를 가면 느끼는거지만 정말이지 이걸 사람의 힘으로 했다는게 믿기지 않고,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얼굴 조각의 표정은 온화하고 미소짓고 있었는데, 보고 있는 내가 편안해 지는 것만 같았다.
다음엔 <타프론 사원>.
그곳은 문화유적지치고는 너무 가녀려보였다.
<툭> 하고 치면 부서질 것만 같았다.
그 사원이 가녀려 보이는 이유가 있었는데, 그건 <나무> 때문이었다.
사원의 틈에 <나무>가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리고 있었기 떄문이었다.
내가 이제껏 수 많은 나무들을 봐왔지만 그렇게 크고 웅장한 나무는 본 적이 없었다.
그 주위에는 늪도 많았는데,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바프온 사원>을 갔는데 반바지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여자들 중에는 나 혼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 평소대로 걷겠지 ” 했는데, 경사가 장난아닌 계단이 위를 향하고 있었다.
계단은 총 두 번 있었는데, 내려갈 생각에 올라온 것을 후회할뻔했다.
그래도 높은 곳에 서서 멀리 경관을 보니 멋지기 그지 없었다.
올라가야만 본전 뽑는거였다.
그렇게 돌아가던 도중 원숭이들이 모여있는 곳을 찾았다.
손을 쓰는 모습이 너무너무 귀여웠는데, 저 멀리서 짝짓기 하는 원숭이들도 간혹 보였다.
가끔씩 서로 싸우는 모습도 보였는데 소리치는 모습도 은근히 깜찍했다.
그 중 팔 한쪽이 없는 원숭이도 보였는데 정말 가여웠다.
마지막으로, 저녁을 먹기 위해 어느 식당으로 향했다.
음식종류도 많고 정말 기대하고 맛있어 보이는건 죄다 담았는데, 무척이나 실망이 컸다.
유럽음식은 짜도 먹을만 했는데, 이건 부드러워야할 음식이 텁텁하고 딱딱하며, 딱딱해야할 음식은 심각하게 부드러웠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이 소름이 끼쳤다.
그나마 파인애플, 수박, 빵, 스파게티는 먹을 만 했다.
저녁을 먹으며 <압사라 춤>을 보았는데, 예전에 왕들만 관람을 했다고 하니 내가 고귀해진 느낌이었다.
유럽에 <플라맹고>가 있다면, 이곳은 <압사라 춤>도 무척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다.
이 기억들을 잊지 말고 집에 돌아가면 경험담으로 들려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