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4.
우리가 일어나기 전 깜깜한 새벽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눈을 뜨니 어제 창밖으로 보이던 설산이 마술처럼 사라져 하얀 세상이 되고, 거리에는 발목 위까지 쑥 들어갈 정도로 눈이 쌓였습니다.
아침식사 후 기차역 근처 슈퍼에서 점심에 먹을 끼니를 간단히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Jungfrau의 정상이 보이는 Jungfrau Joch와 우리의 이동경로가 적힌 지도와 Jungfrau기념 여권을 받았습니다.
폭설에도 불구하고 산악열차는 정상을 향한 운행을 쉬지 않습니다. 유럽여행하면 떠오르는 초록색, 노란색, 파란색등 예쁜 기차를 타고, 그림같이 펼쳐지는 풍경 속에 들어가 자연을 느껴봅니다. 총 2시간여 동안 2번 기차를 갈아타고 드디어 Jungfrau Joch에 도착했습니다. 4000m가 넘는 곳에 오르니 아래에 있을 때와 몸 상태가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대원들의 건강상태와 새벽부터 쌓인 눈, 정상에서 느껴지는 눈보라 등 날씨운도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에 대원들의 안전을 위하여 원래 일정에 있던 눈썰매 대신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대신 예정시간보다 일찍 내려가 자유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녁은 스위스 전통음식인 치즈Fondue와 Raclette 라클렛 입니다. Fondue는 산에서 조난당했을 때 가지고 있던 치즈를 녹이고 거기에 화이트와인을 넣어 빵을 찍어 먹은 데서 유래했습니다. 일반치즈와는 달리 향이 강해 잘 못 먹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마지막 나라인 독일로 향합니다. 끝까지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김지훈
오늘 시작부터가 안 좋았다. 아침 늦잠자고 점심엔 기차 때문에 힘들었고 저녁엔 이재성 형 때문에 기분 정말 매우 많이 이 세상 지구에 길이만큼 안 좋았다. 오늘은 융프라우를 갔다. 올라갔는데 라면이 12 유로나 했다. 나는 돈이 없어서 사지 못했다. 그래도 저녁엔 라면을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Jungfrau 꼭대기에서 기분이 완전 짜릿했다. 꼭대기에서 본 경치는 완전 최고였다. 여기에 온 걸 정말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 저녁은 Fondue를 먹었다. 처음엔 완전 맛도 없고 냄새도 똥 냄새가 났는데 먹어보니깐 꽤 괜찮았다. 한국에도 이런 음식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에 가면 부모님하고 먹어보러가야겠다. 다 먹고 숙소로 걸어오는 길에 총대장님하고 눈싸움을 했다. 점점 더 재미있어지는 거 같다. 마지막이 되 갈수록 점점 아쉬워진다.
김윤희
오늘은 ‘Jungfrau’에 올라갔다. 썰매를 타기로 했는데 눈이 너무 많이 오고, 안개가 너무 짙고 많이 껴서 타지 못했다. 어제부터 산에 올라가서 썰매를 탄다기에 기대하고 있었는데 타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다. 올라가는데만 3시간이나 걸렸는데, 가서 한 것들이 없어서 허무하기도 하다. 그렇게 높은 산에는 처음 올라가 보는데, 많은 것들을 하지 못해서 나중에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날씨가 좋을 때 오고싶다. 스위스에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그리고 더군다나 우리나라 국기도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스핑크스 전망대’에 올라가서 전망을 봤는데, 산이 눈들로 덮여 있어서 멋있었다. 근데 높은 곳에 올라가서 그런지, 숨을 쉬기가 많이 힘들고 머리가 아파서 그냥 앉아 있는 것도 힘들었다. 그래도 산들이 멋있어서 괜찮았다. 조금 있으면 Fondue를 먹으러 간다는데, 맛이 궁금하기도 하고 맛없으면 어쩌나, 입맛에 맞지 않아서 잘 먹지 못할까봐 걱정도 된다. 유럽에 온 뒤로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서 힘들었다. 빵도 많이 먹은 것 같다. 그래도 이런 음식들이 유럽에 와서 먹을 일이 별로 없으니까 많이 봐두고, 많이 먹어봐야 하는데 생각대로 잘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이제 진짜로 대장님들과 언니 오빠들, 친구들을 볼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는데 벌써 아쉽다. 여기와서 느낀점들도 많고, 무엇이 소중한지, 얼마나 아껴써야 하는지, 내가 얼마나 풍족하게 사는건지 많이 느끼고 가는 것 같아서 좋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또 와보고 싶다. 많이 걷고 뛰어서 힘들었지만, 본 것들도 많고 듣고 느낀 것들도 많아서 헤어지기가 아쉽다.
* Fondue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더 느끼하고 맛은 별로 없었다. ‘치즈퐁듀’를 먹었는데, 그 안에는 치즈와 소량의 알코올이 넣어져 있다고 한다. 먹어보니 진짜 약간의 술맛이 난 것도 같았다. 맛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약간) 떨어졌지만, 좋은 체험을 했다고 생각해야겠다. 지금시간으로 타는 시간까지 빼면 거의 3일 남았는데, 많이 아쉽고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또 오고 싶다. 그리고 대장님들과 친구들도 많이 그리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