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 월요일.
드디어 제주도 일정의 마지막 날입니다.
8박 9일이라는 시간이 참 길게만 느껴질 것 같았는데
정말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습니다.
그 사이 우리는 친해졌고, 정을 쌓아가며 서로와 제주도에 대한 추억을 만들어갔습니다.
비가 많이 올까 걱정했지만, 모든 일정을 통틀어 단 하루 오후에만 비가 내렸습니다.
운이 따라줬는지, 참 다행이었습니다.
오늘은 숙소를 옮겼습니다.
분교를 개조한 무릉 생태 학교를 떠나서 제주 공항 근처에 자리 잡은 월드 와이드 유스호스텔로 옮겼지요.
아침에 짐을 싸고 이 곳으로 먼저 와서 가방만 푼 채,
우리는 다시 올레길을 만나러 차를 타고 떠났습니다.
도착지는 이호테우 해변입니다. 도심에서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죠.
날씨는 조금 흐렸습니다.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가운데, 바다의 색이 약간은 칙칙했습니다.
우리는 단체사진과 개인사진을 찍고,
이호테우 해변에 있는 거대한 말 모양의 등대도 구경했지요.
아, 오늘은 봉사활동도 했습니다.
해변가에는 파도에 떠밀려온 수많은 쓰레기들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고사리같은 손으로 각자의 봉투가 꽉 찰만큼
쓰레기를 주워 담았습니다.
해변가를 떠나 걷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코스는 모두 바다를 끼고 있었습니다 .
출발할 때에는 날이 조금 흐렸는데 점차 해가 나기 시작하면서
기온도 올라가는듯 합니다. 날은 따뜻하고 또 화창해졌습니다.
아주 천천히, 친구들과 대장님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그리고 바닷가의 경치를 구경하며 걷습니다.
가는 도중 ‘도두봉’을 올랐습니다.
도두봉은 얕은 오름입니다.
정상에 올라선 우리는 또 멋진 경치를 만나게 되었는데요.
도두봉의 사방을 둘러싼 바닷가가 눈 앞에 펼쳐졌습니다.
게다가 우리의 눈길을 사로 잡은 것은 또 하나 있었는데, 제주 공항에서 가까웠던 덕에
하늘에 작은 점으로 보이는 비행기가 거대하게 느껴졌습니다.
넋을 놓고 그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지요.
도두봉을 다시 내려오는 길,
아이들은 배가 고픈 모양입니다.
아침에 급하게 나왔던 터라 일찍이 빵과 시리얼을 먹었지만
배가 차기에는 역부족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속도를 내서 걸었습니다. 드디어 용두암을 만났습니다.
용두암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북적했지요.
그 곳에서 사진을 찍고, 점심식사를 하는 곳으로 가기 위해
대장님의 차를 기다렸습니다.
우리의 오늘 점심 메뉴는 순대국인데요, ‘식객’에서 다뤄지고 1박 2일에 나온 맛집 ‘감초식당’이었습니다.
그만큼 맛있었겠죠?^^
배를 충분히 불린 후,
원래 일정은 교육박물관을 보러 가는 것이었으나 월요일인 까닭에 문을 닫아서
바로 마트로 이동했습니다.
약 3시경이었습니다.
마트에서 한 시간여동안 아이들은 신나게 쇼핑을 했습니다.
각자 먹고싶은 간식거리들도 사구요.
다시 만나서 아침에 만났던 월드와이트 유스호스텔로 돌아왔습니다.
바닥은 뜨끈뜨끈하게 데워져있었습니다.
마지막이니 소감문도 작성하고 마무리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벌써 6시, 저녁식사 시간입니다.
오늘은 대장님들의 밥 대신 이 곳에서 만들어주는 메뉴로 식사를 합니다.
메뉴가 조금 더 푸짐하고 좋아졌습니다.
오리 고기, 샐러드, 콩자반, 김치, 브로콜리 등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이 많았습니다.
다 먹고 난 이후에는 방으로 돌아와 오늘의 일지를 마무리하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하루를 끝맺었습니다.
8박 9일의 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길게 느껴졌지만 너무나 순식간에 끝나 버린 것 같네요.
마지막이지만 아이들의 마음속에 이 경험을 계기로
또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 마지막까지 안전하게 아이들과 함께 돌아가겠습니다.
지금까지 일지대장에 하다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