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로 가득 찬 뿌연 하늘 속에서 아침을 맞이합니다. 어제 신나게 물놀이를 한 덕인지, 어젯밤 모두 일찍 깊히 잠을 자고 일어나 개운해보입니다.
6시 30분쯤 아침을 먹고 여유롭게 7시쯤 출발합니다.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변에서는 정신을 번뜩 차리고 행군합니다. 날이 갈수록 대원들의 복명복창 목소리는 커져가고 씩씩해져 갑니다.
오늘은 평창군 대화면에서 계촌리까지 총 23km를 걸었습니다. 숲길이 아닌 도로변을 걷는 코스라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종일 햇볕이 뜨거웠습니다.
마을 도로 그늘에서 두번째 휴식시간을 가질 때에 대대장님께 스트레칭 방법과 환경오염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일정의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오늘, 며칠 전에 비해 아이들의 궁금거리가 더욱 많아졌나봅니다. 행군 중에 대장님과 함께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길을 걷다가 소, 염소, 하천 등 자연과 동식물들을 매일 같이 마주합니다. 페트병을 버릴때에, 플라스틱 링과 마스크 줄을 끊어서 버려야하는 이유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질 오염을 시키지 말아야 하는 이유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들을 해주었습니다.
10시쯤 대대별로 나누어 오리엔테일링을 진행했습니다. 1대대와 2대대별로 각각 차가 없는 안전한 시골길을 대원들끼리 걸어오는 시간입니다. 가위바위보로 먼저 출발할 대대를 정했습니다. 오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재미, 화합’ 이라는 것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대장님들은 중간 지점에서 점수를 건 간단한 퀴즈 미션을 준비했습니다. 일정 구간을 대원들끼리 걸어오면서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고, 대대 응원구호와 대대 노래를 만들었나봅니다. 저 멀리서 손을 흔들며 흥겹게 걸어오는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중간 지점 미션 퀴즈로는 친구들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고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문제들로 이번 기회에 서로에 대해 더 관심을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1시쯤 숙영지에 도착했고 취사대장님께서 만들어주신 점심을 맛있게 먹습니다. 여유롭게 점심을 먹은 후 2시부터는 자유시간을 가졌습니다. 누워서 잠을 자기도 하고, 미리 일지를 쓰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4시쯤 대대구호와 대대가를 발표하고 함께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길러지고 점점 기운이 나나 봅니다. 갈수록 밥먹는 양도 늘어가고, 골고루 맛있게 먹습니다. 숙영지에 있는 잔디밭에서 축구를 하고 싶다고 축구공을 애타게 찾습니다. 축구공을 하나 쥐어주었더니, 힘든 기력은 어디갔는지, 저녁을 먹기 전까지 대원들끼리 팀을 나누어 축구를 하고, 다른 공놀이도 하며 신나게 뛰어놉니다.
저녁으로는 취사팀에서 맛있는 삼계탕을 끓여주셨습니다. 내일은 행군 중 가장 장거리를 걷는 힘든 코스가 있는 날입니다. 몸보신을 위해 인삼과 산삼, 대추 등 각종 건강 재료를 넣고 한시간 이상 닭을 삶았습니다. 대원들도 맛있게 먹어주니 뿌듯함이 배로 느껴집니다.
그새 아이들이 많이 성장한 게 느껴집니다. 첫 날,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을 때엔, 왜 왔는지 모르겠다던 아이, 부모님의 권유로 내키지 않는데 왔다는 아이, 집에 가고 싶다던 대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이 많이 들었는지, 내일이면 절반 밖에 안남았다는 말에 정말 많이 아쉬워합니다. 오전에 지나가며 만난 할아버지께서 더운 날 왜 사서 고생하냐는 말에 ‘보람차고 뿌듯하잖아요!’ 라고 대원들이 말합니다. 핸드폰과 인터넷이 없는 삶도 즐거운 것 같다는 아이들, 시골에서 동식물과 함께하는 삶고 나름대로 재밌을 것 같다고 이야기 합니다.
7시쯤 샤워를 하고 일지를 작성하며 상처를 치료합니다. 하나 둘 씩 발에 물집이 잡혀가는 대원들이 생겨납니다. 씩씩한 아이들, 아프다고 투덜대며 낙오한 대원 한명 없이 서로 협동하고 있습니다. 오티와 미션을 할 때에 보니, 대원들의 팀워크는 날이갈수록 좋아집니다. 덥고 힘들어 짜증이 많아질 법도 한데, 힘들수록 가방을 들어주고, 가지고 있는 간식을 나누어먹고, 물이 떨어진 대원에게 자신의 물을 나누어줍니다.
기특한 아이들, 내일은 안흥을 거쳐 횡성으로 34km정도를 걸어갑니다. 일정과 날씨에 따라 변동이 생길수도 있지만 대략 10시간 30분 정도를 행군할 것 같습니다. 가장 힘든 일정이 기다리고 있네요. 내일도 대원들이 무사히 행군을 마칠 수 있도록 많은 사랑과 응원 부탁드려요 !
이상으로 일지대장 김지민 이었습니다:)
매일 대원들의 소식에 관심가져주시고,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 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