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택아!
학교 학원 공부 시험...
너를 둘러싼 것들 중에 재밌고 신나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더니
별로 없는 것 같아.
네가 재밌어 하고 신나 하는 것에 대해서 엄마가 관심이 없는 건지도 모르지.
엄마 아빠는 늘 유택이가 어려워 하는 것들만 잘하라고 강요하니
얼마나 힘들고 답답할까?
유택이가 집에 없으니 이런 생각도 하게 되는 구나.
너도 집 떠나서 엄마 아빠 생각 많이 하지?
사실 엄마는 유택이가 아프지 않고 늘 건강한 게 정말 고맙고
별로 잘 해먹이지도 못하는데 키가 쑥쑥 크는 것도 신통하고
어디 다치지 않고 사고 나지 않는 것,
무탈하게 학교 잘 다니는 것만으로도 하늘에 감사하는 마음이야.
그런데 엄마도 사람인지라 애정 만큼 욕심을 갖기 마련이어서
자꾸 널 힘들게 하게 되는 것 같아.
가끔 엄마가 도가 정신줄을 놓고 지나치게 잔소리를 한다 싶으면
가만히 참지 말고, 그만 듣고 싶다고 얘기라도 해주렴.
그럼 엄마가 얼른 정신을 차릴게.
엄마는 유택이가 건강하고 씩씩해서 좋고
주어진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볼 때 제일 행복해.
남은 행군 잘하고, 모기 물리지 않게 조심해.
돌아오면 맛있는 거 많이 해줄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