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도 물도 원할 때 마실 수 없고 화장실도 샤워도 여유롭게 못하고 눈물나는 환경ㅠㅠ
아파도 계속 걸어야 하고ㅠㅠ 이 더위에 얼마나 네가 힘들지ㅠㅠ
아빠도 옛날에 지옥같은 대학병원 인턴 수련생활 해봐서 알아~
물도밥도 제대로 못 먹고 화장실도 눈치 보면서 가야하고..
잠도 안 재우고 일을 시켰어. 너무 졸려서 머리가 멍해지니까 머리가 더 안 돌아가는거야~
잠을 못 자니 머리는 더 멍청해지고 환자관리는 더 안되니까 선배들이 너무 혼내고.
모욕감과 수치심, 고통스런 근무환경에 어서 이 환경을 벗어나야지 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
근데 20년이 지나보니까 그 때 교수님들이, 선배님들이 그렇게 아빠를 몸과 맘을 힘들게 한것이
지금은 큰 약이 되어 환자들을 잘 돌볼 수 있게 된거야~
인생을 살면서 그때는 힘들었는데 남들보다 좀 더 힘들게 환자관리 훈련받았던 것이
오늘날의 성공을 만들게하는 원동력이 되었더라구..
고은이가 훌륭하다는 것은 그런 힘든 환경이지만 불평 한마디 없이
고은이 특유의 긍정성과 순발력있는 적응력으로 역경을 헤쳐나간다는 거야~
엄마도 노르웨이에 구름낀 산봉우리에서 연세세브란스 병원에서 네가 부른 찬양소리를
듣는데 갑자기 하나님의 임재를 느꼈대.
엄마가 너무 감격스러워서 주일에 울면서 아빠한테 전화가 왔어~
'이렇게 좋은 남편, 딸, 아빠엄마 환경에 있었다니. 이렇게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다니' 그걸 느꼈대.
처음에는 아빠도 10일, 15일간 고은이, 엄마가 없어서 허전하고 쓸쓸하다. 불편하다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아빠가 혼자 블랙송송한테 시원한 물주고 갈비 삶아주고
열심히 일하고 씩씩하게 밥도 챙겨먹고 그러길 잘한 것 같애.
이렇게 고은이랑, 엄마가 훌륭해져서 돌아올 날을 감사하며 기대할 수 있어서 말이야.
엄마는 내일 목요일 한국에 돌아올 거야~
마지막까지 우리 가족 모두 각자 있는 처소에서 화이팅 하자~
힘내라 사랑하는 내 딸 고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