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이 지해야!
오늘도 하루가 저물었구나.
하늘은 흐려도 습도가 높아 짜증스런 날이였는데 어떠니? 오늘 하루가 힘들었지? 우리 지해가 옆에 있으면 오늘 겪은 일을 종알종알 실감나게 식구들에게 이야기 했을텐데...잊지않게 메모해서 가져와. 우리 실컷 이야기 나누자.
전화로 너의 목소리를 들었다. 행여 놓칠새라 귀기울여 듣다가 머리에 쥐나는 줄 알았다. 네가 거의 끝날쯤에 나왔거든. 힘들고 졸리다는 말이 반갑고 애처러워도 오빠때처럼 울지는 않았다. 엄마도 많이 씩씩해졌지? 아빠는 별로 신경안쓰는 듯 해도 퇴근도 하기전에 네소식을 알아보고 들어오신다. 그리고는 스을-쩍 흘리신다. "오늘은 지해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이야-."하고.
오빠도 탐험연맹 이야기만 나오면 흥분한다. 네가 고생하고 있을거라는 둥, 아직은 고생이 아니라는 둥, 한 5일쯤부터 괴로울거라는 둥, 장난기 많게 너를 괴롭히고 늘 반대인것처럼 표현하지만 가만히 듣고 보면 너를 많이 챙기고 걱정하는것 같다.
지해야! 식구들 많이 보고 싶지? 원래 웬수같다가도 떨어져 있으면 보고싶고 그러거든. 더군다나 사랑이 많은 우리 지해는 더욱 그리워 하겠지? 우리도 네가 없으니까 너무 허전하고 뭐하나 빠진듯한 기분이다. 역시 지해는 우리집의 꽃이다. 집안에 향기가 돌지 않으니 말이야.
이왕 집 나선 김에 탐험식구들에게 따뜻한 마음 잔뜩 나누고 오렴. 모두가 힘들어도 너의 향기에 힘을 얻을거야. 너의 예쁜 마음씨로 다른 대원들을 격려하고 위로하고 사랑을 주고 오너라. 그러면 그런 나눔속에서 더 기운을 차리는 너를 발견할 수 있을거야. 너는 그랬다. 어릴때 부터 네가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어. 나눔속에서 자신을 세우는 네가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몰라. 흔한 말로 기쁨을 나누면 두배가 되고 어려움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진리를 너는 일찍 터득한것같아.
아---- 사랑스런 엄마 딸!
국토종단 끝나는 날까지 긴장 풀지말고, 건강하게 돌아오기 바란다.
2004년 7월 27일 밤에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