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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시국토횡단
2005.11.25 17:05

마지막날(7.21)

조회 수 1039 댓글 0



 헤어짐..여운..그리움..  

 

 

 


기나긴 6박 7일의 탐험 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그치만 저의 임무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ㅠ.ㅠ 오늘의 일지를 정리해야죠.

이른 아침 6시, 다들 눈을 뜨고 아침밥을 먹고 출발준비를 합니다.
대원들 모두 마지막 날이라서 힘이 나는지 씩씩하게 잘 걸어갑니다. 한 번의 휴식시간 이후다음 휴식지점을 향해갑니다. 찌는듯한 무더위 속의 행군...아무리 마지막 날이라도 힘이 든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더군다나 그 행군이 2시간동안 쉬는 시간 한번 없이 지속되었으니 대원들이 힘이 들었던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래도 우리 대원들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목적지까지 열심히 걸었습니다.

점심으로 김밥과 음료수를 먹고 다시 힘을 내어 구리 시청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리시 경계를 넘습니다. 드디어 구리시에 도착했다는 사실에 대원들 모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뛸 듯이 기뻐합니다. 몇 몇 대원들은 집이 보인다며 당장 달려가고 싶다고 합니다. 40분 정도 걸은 후, 왕숙교라는 다리에 도착합니다. 6박 7일간 탐험의 마지막 정리를 하기 위해서이지요. 연대장님들과 우리 대원들은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대원들 모두 걷는 건 힘들었지만 대장님들과 헤어지기는 싫다고 하며 많이 아쉬워했습니다. 저 역시 이젠 정말 친동생 같은 우리 대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눈물이 계속 나올 것 같아 참느라 고생했습니다.ㅋㅋ

구리시청을 2.5km 남겨두고 다시 출발준비를 합니다. 대원들 모두 씩씩하게 구리시청을 향해, 그리고 대원들을 기다리고 있을 부모님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갑니다.

드디어 구리시청 도착! 부모님들이 대원들의 완주를 축하해주기 위해 플랭카드와 꽃다발을 들고 나와 계십니다. 보고 싶었던 부모님들을 만나서 그런걸까요? 우리 대원들,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한꺼번에 터트립니다.

대원들의 목에 완주 메달이 걸리는 것을 보고는 너무 많이 고생하며 걸었던 많은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라 고마움과 미안함에 저도 눈물이 나더라구요. 가끔 우리 연대장님들을 속상하게도 하고 화나게도 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대원들 모두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힘든 순간마다 저에게 힘을 주고 저를 이곳 구리시청까지 데리고 온건 바로 사랑스런 우리 아이들이기 때문이죠. 정말 대단한 일을 해 낸 훌륭하고 멋진 아이들입니다. 6박 7일간의 멋진 경험이 대원들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커다란 보탬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83명의 대원들 모두,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정말 착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대원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 대원들, 늘 지금과 같은 모습 변치 않기를 바랍니다.

함께 울고 웃으며, 서로 의지하며 끝까지 함께한 대원들.. 그들이 흘린 값진 땀방울,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 잘 씻지 못해서 꼬질꼬질했던 모습들..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하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인연들로 기억하겠습니다.

헤어짐은 늘 아쉽고 슬픈건가 봅니다. 그렇지만 이 헤어짐이 영원한 헤어짐은 아닐 것입니다.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이고, 새로운 만남을 기약하는 것이겠지요.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것, 이것이 횡단의 가장 큰 후유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움의 깊이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깊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까지 후유증이 계속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치만 이런 후유증이라면 평생 지속되어도 좋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그 추억을 사랑하는 우리 대원들과 공유할 수 있었고, 평생 그리워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남겨왔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 이번 횡단과 83명의 대원들은 너무 과분한 선물이었습니다. 이렇게 큰 선물을 준 우리 대원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단 말을 전합니다^-^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 날이 있겠죠? 그때까지 대원들 모두 건강하고, 이쁘고 멋지게 잘 자라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아쉬움을 가득 안은 채 저의 마지막 일지를 마무리 짓겠습니다. 대원들의 얼굴을 하나 둘 떠올리며.. 4연대장 김희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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