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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간밤에는 비가 내리던 데, 별탈없이 잘 잤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태양빛이 매우 따갑게 내리쬐던데.... 아침에 아빠가 학교 걸어 갈 때는 힘든 지 모르겠던데, 돌아 올 때는 차가운 물로 씻고 걸어도 30분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온몸이 땀으로 흥건하더구나.

우리 아들 생각이 몹시나더구나. 얼마나 지금쯤 힘들게 걷고 있을까? 하루, 이틀도 아니고...모두들 편리하게 삶에 안주하며 살기 원하는 것이 요즘 사람들의 심리인데, 우리 아들들은 말그대로 돈주고 사서 고생하고 있으니.....

완주의 기쁨, 아니 인내의 희열이라고 해야할까? 모두가 1등 지상주의에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 1등도 없고 꼴찌도 없는 모두가 승리자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참으로 소중한 경험을 우리 아들은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들아, 참으로 너만이 아니라 아빠는 모두가 완주하여 공동체의 동반자로서, 그리고 동지로서 함께하는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 공부 잘 하는 사람도 못하는 사람도, 키 큰 사람도 키 작은 사람도, 여자도 남자도, 뚱뚱한 사람도 홀쭉한 사람도 그 모두가 구별된 등수 없이 오직 하나가 되어 서로의 완주를 등 뚜드려 주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빛아, 나는 너가 지금까지 경험치 못한 새로운 희열을 누리며 맛보기를 원한다. 누구를 이겨서 얻는 참으로 얇팍하고 경박스러운 즐거움이 아니라.....

한빛아, 생각해 보렴 아마 너 혼자 그 길을 16박 17일 동안 걸으라고 한다면 때돈을 주어도 너는 걷지 못했을 것이다. 너를 이끄는 지도자분들의 수고와 헌신이 있었고 그 많은 대원들이 함께 걷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 너보다 더 연약해 보이는 초등학생과 대원들이 함께 하기에 너 스스로도 참으며 걷고 있지 않을까? 물론 주님의 은혜도 있겠지....

아들아, 하여간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포기하지 아니하고 인내하고 걷고 있는 우리 아들이 자랑스럽고 대견스럽다. 아빠가 평소에 잔소리(?)가 많았는데, 이제 우리 아들이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자율적으로 너의 미래를 준비하고 만들어 가리라 믿기에 이제는 격려의 말만 하리라 다짐해 본다.

참, 오늘 처음으로 너의 엽서도 반갑게 받아 보았다. 너의 땀내나는 체취가 묻어 나는 것 같아 좋았단다. 우리 아들은 너무 고생하는데, 아빠가 너무 편하게 사는 것 같아 쬐곰 미안 하더구나.-후후*^^*-

엄마가 앞에서 글을 올렸듯이, 막내 이모 식구와 같이 휴가를 떠나는 구나. 맘이 좀 걸린다만 8월 12일은 대둔산, 13,4일은 지리산을 가기로 했단다. 어쩌면 너를 더 많이 생각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어쩌면 그래서 이곳에 자주 못 들릴지도 모르겠다.

아들아, 너희 모두가 승리자가 되어 자축하는 날, 경복궁에서 새로운 환희의 잔치를 만들자.월드컵 4강 신화보다 더 뜨겁고 더 멋지게 그리고 더 찐하게. 그리고 이제부터는 나라와 민족의 짱들로서의 새둥지를 열어 가기를 열망한다. 너희들의 열정과 인내가 큰 자산이 되어 너희 자신뿐만 아니라 이 사회를 보다 당당하고 정도의 사회가 되는 데 큰 밑거름들이 되기를 기대한다.

너희들이 밟는 땅들에 흘린 땀들이 분명 헛되지 않게 소중한 결실로 인생을 살찌우게 하리라 믿는다. 오늘의 고통을 인내하며 내일의 미래를 열어 가는 너희 모두를 사랑한다. 함께하는 고통이 곧 배가되는 기쁨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아들아, 다시 한번 힘 내거라. 너의 걸음을 주님의 이름을 빌어 축복한다. 더욱 힘든 대원을 부축하며 함께 완주하기를 기도한다. 간절히... 참으로 ....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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