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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 지금 어디쯤 걸어가고 있니?
어제는 일찍 행군을 마쳐 조금이나마 쉬었는지?
항상 그 시간정도에 마친다면 좋으련만...
오늘은 충주까지 일정이 잡힌 걸로 알고 있는데 다른 날 보다 더 힘들 것 같구나.
비나 눈이 약간 내린다는 예보도 있고, 그 후에 많이 추워진다는 얘기도 있고.
우리 아들이 행군하는 동안엔 날씨가 안 추워야 할 텐데...
엄마 말씀대로 우리 가족이 상봉하는 마지막 16일에만 함박눈이 펑펑 내려야 할텐데...

아들아 ! 우리 경록이가 이렇게 고생하는데 갑자기 아빠가 본사로 발령이 났단다.
서울 경복궁까지 너를 마중 가야하는데..
씩씩하고 늠름해진 우리 큰아들 모습을 보아야 하는데...
갈 수 있도록 최선은 다 하겠다만 어쩌면 가기 어려울지 모르겠다.
혹시, 못 가더라도 우리아들이 이해 해줄 수 있겠니?

이제 3일만 있으면 우리 아들을 볼 수 있겠구나 !
3일간은 생각도 하지말자. 다리 아픈 것도 잊어버리자. 단지 앞사람 뒷굼치만 보고 걷자.
인내의 결실은 꿀이 많은 사과처럼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듯이, 3일만 걷고 나면 네 삶의 든든한 믿거름 한가지를 만들어 놓는단다.
가진 자는 베풀 수 있단다. 가지지 못한 자는 베풀고 싶어도 베풀지 못하고 단지, 마음뿐이란다.
우리 경록이가 마음뿐만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에게 항상 베풀 수 있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사람이 되기를 아빠는 기원한단다.
힘내거라. 아들아 !

무지무지하게 너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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