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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야
다시 여름방학이 오고 여행이 시작되었구나.
지난 겨울 국토종단 마치고 돌아왔을 때 부터 노래불렀던 유럽 여행이니 만큼
아무리 무덥고 힘들더라도
너의 그 끝없는 호기심과
세상을 향한 왕성한 탐험심이
즐거운 여행으로 귀결되리라 생각한다.

엄마가 네만했을 적에는 유럽이라는 곳이 지도에서만 존재할 뿐
가 볼 수 있으리란 생각을 못 해 봤는데
오늘날엔 이렇게 쉽게 이웃처럼 드나들 수 있구나.
차암 좋은 세상, 높이 나르는 만큼 넓게 보이는 세상이 전개되고 있다.

언제나의 여행처럼
스폰지가 물을 흡수하듯
많은 서구의 문물들을 배우고 오렴.
그곳의 도시와, 문화재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어떠한지
많이 보고, 많이 느껴서 값진 여행이 되도록 애쓰렴.
자동차광인 너는
어쩜 또 유럽 나라의 자동차만 잔뜩 보고와서는 몇달을 읊어댈지 모르겠구나

어쨌든 밥 잘 먹고, 건강해야하는건 물론이고
대원들을 배려하는 좋은 동료가 되어주렴.

엄마는 또 잔소리를 늘어놓기시작한다.
네가 떠난 네 방은 이불이랑 옷걸이 옷들이랑 몽땅 씻어서 널어 놓았고,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는 기타가 오두마니 외로워 보인다.

집안도 온통 절간이다.
덕분에 엄마는 연수결과 평가 시험공부를 좀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그래봤자 모르는게 더 많은 시험지 앞에서 캄캄함을 느꼈다만은...

이제 연수도 끝내고,
나는 매일 탐험연맹 홈피 앞에서 유럽 소식에 목을 빼 기다릴란다.

참, 그날 김해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하던 날
뒤도 한번 안 돌아보고 훌쩍 떠나는 네들 뒷모습 보면서
재홍이 엄마랑 조금 욕을 해댔다.
- 저놈들, 뒤도 한번 안보고 가네. 괘씸한 놈들...
자식은 영원한 짝사랑일 뿐이야 -

그래, 자식은 영원한 짝사랑이지.
그러나 어쩌랴 보고 또 보고,
주고 또 주어도
더 보고 싶고, 더 주고 싶은 것을...
그러나 그것은
나 또한 부모님께 넘치도록 받아왔던걸 이제 주고 있을 뿐이라 생각하면 간단해 지는걸...

오늘은 하이델베르크에서 퓌센으로 여행하고 있겠구나.
어느 하늘 아래에서든 잘 지내거라.
우리 아들 수호, 그리고 재홍이 아자아자아자^^^^^^.

2005. 8. 12. 수호를 사랑하는 엄마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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