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07~0808 탐험일지

8/7~8 문명의 호수, 인종과 문화의 전시장 지중해 3개국의 탐사를 마치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9박 10일간의 지중해 탐사가 무사히 끝났습니다. 우리 대원들은 이 기간동안 무엇을 얼마만큼 느꼈을까요? 아마 이번 탐사를 통해 로마, 비잔틴, 오스만 제국의 역사를 배워 학교 수업의 선행학습을 한 대원도 있었을 것이고 여러 대원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단체생활의 규칙을 몸소 익힌 대원도 있었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대원들 18명이 탐사를 통해 얻고자 했던바가 모두 달랐겠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이번 탐사가 끝난 뒤 평소 모습과는 달라진 자신을 발견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출발 전 대원들이 나의 각오에 적었던 내용들이 탐사 기간에만 지켰던 한정된 것이 아니라 집으로 돌아가 생활하면서도 그것을 계속 지켜나가게 되길 바랍니다. 10일이 대원들의 평소 행동변화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쳤다고는 말할 수없지만 이번 탐사가 대원들에게 있어 앞으로 살아가는데 잊지 못할 하나의 추억거리로 자리 잡았음을 확신합니다.
8/7일 대원들은 드디어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위해 이집트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더 많은 것을 보기위해 나름 일정에 욕심을 내서 돌아다녔지만 지중해 3개국을 9일간 구경하기에는 많이 짧았던 것일까요? 공항으로 향하는 대원들의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버스에 오르면서 대원들은 남아서 더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도 있었고 한국이 그립다는 이도 있었습니다. 아마 이곳에서 지중해 문화를 체험하느라 잠시 잊고 있었던 부모님의 손길이 많이 그리웠나봅니다. 그렇게 대원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이제 14시간가량 되는 장시간 비행을 해야만 합니다. 비행기에 오른 대원들은 먼저 포커 카드를 얻어서 둘 셋 짝을 지어 원카드 게임을 했습니다. 처음 몇 시간 동안은 그렇게 시끌벅적 헤드폰을 끼고 노래를 듣고 영화를 보며 즐겼습니다. 그러다 곧 하나둘씩 잠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쌓였던 피로를 단잠에 풀고 대원들은 소감문과 설문지,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쓰기위해 펜을 잡았습니다. 대원들은 제법 늠름한 모습으로 지금까지 일정을 되새기며 각종 양식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좀 전까지 시끌벅적했던 분위기가 자못 진지해졌습니다.
기내에서의 긴 여정을 끝내고 대원들은 8/8일 아침 6시 30분 드디어 인천공항에서 부모님과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입국 전 부모님께 탐사 전보다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하던 대원들답게 부모님과 반가운 재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 각자의 생활에 전념하게 될 대원들의 모습이 눈에 떠오릅니다. 탐사를 떠나기 전 대원들을 향한 저의 다짐들이 다 지켜졌는가도 되돌아보게 됩니다.
남매로 참가한 당찬 지연이와 성격 좋은 자훈이, 처음에 부모님이 했던 걱정과는 다르게 동생들에게 형 노릇 너무 잘해준 경승이, 작은 체구지만 똘똘하게 행사 마쳐준 동민이, 몇 번의 행사 경험으로 나름 노련함을 보여준 카리스마 성환이, 뛰어난 글 솜씨로 일지를 써서 대장님을 감동시킨 제성이, 여성스런 외모에 터프한 행동으로 매력을 맘껏 발산시켰던 은경이, 눈 똘망똘망 지중해 탐사 동안 외국인들에게 귀여움 받았던 슬기, 처음엔 소극적이었지만 나중엔 대원들과 잘 어울리며 끼를 보여준 남진이와 준호, 한번씩 재치를 부려 다른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휘재, 단체사진에서 현수막 드느라고 수고한 진희와 의재, 허약해보이지만 무사히 잘 따라와준 민경이, 생각이 깊은 준이, 탐사 내내 늠름한 모습을 보여준 수완이,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의지가 보였던 성규, 웃는 모습이 너무 해맑은 유환이까지 18명의 대원들 한명 한명 떠올리며 이상 한국행 비행기에서 이현정 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