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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대장정
2012.08.03 03:36

[한강종주] 12일차 - 시작과 끝

조회 수 2039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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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해단식 전날! 해단식 전날이여도 해야 할 것은 그대로 해야하기 때문에 오늘도 행군은 계속 됩니다. 어제처럼 폭염주의보가 내리기 전에 숙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 새벽 4시에 기상!! 야간행군은 어제로써 끝이였지만 새벽 4시라는 시간은 대원들에게는 야간행군과 동일한 의미로 다가왔나 봅니다. 잠에서 덜 깬 대원들이 어제 야간행군이 끝났다고 했으면서 오늘 왜 이렇게 일찍 깨우냐고 불평하는 목소리가 들리네요. 시간이 촉박하기에 빨리 텐트를 철수시키고 출발을 했습니다.

IMG_2278.jpg  

예상치 못한 이른 시간에 행군을 하게 된 대원들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오히려 야간행군보다 오늘의 행군에서 자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줍니다. 이전에 비해 자는 대원이 많아지자 대장들은 대원들을 깨우기 위해 이리저리 동분서주 합니다. 서서히 동이 트는 하늘을 바라보며 대원들의 잠이 깨기 시작할 즈음에 아침을 먹는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밥은 역시 약간의 행군을 하고 난 뒤에 먹는게 꿀맛입니다. 모두들 꽁치조림 하나로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웁니다.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계획된 거리를 오전에 모두 걷기 위해 약간 속도를 높여 행군을 합니다. 이 행군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대원들은 뒤처지는 사람 한 명 없이 잘 걸어 줍니다. 자전거 길을 따라 걸으며 서서히 가까워지는 숙영지를 얘기하는 대원들을 보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열심히 걷는 대원들의 모습이 마냥 기특하고 예뻐보이기만 하네요.^^ 걷던 중에 정말 경사가 심한 오르막이 한 곳 있었지만 대장들의 격려와 대원들 스스로의 의지 속에 평지에서의 속도와 똑같이 오르막을 넘었습니다. 국토대장정을 시작하기 전 대원들의 체력을 12일이 지난 지금과 비교해보면 대원들 하나하나 모두의 체력이 크게 증진되었습니다. 행군 초반에는 제대로 따라오지도 못하고 뒤처지기 일쑤여서 대장님들의 입에서 “밀착”이라는 말이 끊일 날이 없었는데 이제는 대장님들이 굳이 소리치지 않아도 대원들은 알아서 밀착하고 안정된 행군 패턴을 보여줍니다. 국토대장정을 통해 적어도 체력 하나만큼은 얻어가네요.ㅎㅎ

IMG_2641.jpg

 

대원들이 잘 걸어준 덕분에 예상 도착시간인 12시보다 한시간 반이나 일찍 오늘의 숙영지인 양평 중앙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큰 규모의 교회라 오후부터는 야외 활동없이 실내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어 대원들이 땀을 뻘뻘 흘리지 않아도 되군요. 숙영지에 도착해서 대원들은 바로 샤워를 했습니다. 오후에 샤워를 해도 되기는 하지만 오전에 흘린 땀을 오후까지 유지하게 되면 찝찝할까봐 바로 씻기는 총대장님의 배려입니다. 모든 대원이 샤워를 마치고 곧바로 점심을 먹고는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12박 13일의 국토대장정의 전체적인 분위기라던지, 자신이 느낀것이라던지, 대장님들의 자질이 어떠했던가 등을 평가하는 설문지도 있었고, 대원 개인이 생각했을 때 좋았던 점이라던지 고쳤으면 하는 점을 적어냈습니다. 살짝 훔쳐보니 대원들 대부분이 자신의 연대장님에 대한 좋은 말을 쓰고 있는데 짓궂은 몇몇 대원들은 대장님에 대한 장난스런 말을 쓰기도 하네요. 설문지를 다 쓰고 나니 간식타임이 돌아왔습니다~!!!! 아침에 행군할 때부터 간식은 언제주냐며 물어보던 대원들이 그토록 바라던 수박화채가 오늘의 간식! 이번에는 저번보다 더 양을 많이 해서 대대별로 먹는 것이 아니라 개인 국그릇에 담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부동의 간식 1위를 차지한 수박화채. 오늘도 역시나 수박화채를 원하는 줄은 길고 세네번 리필해 먹는 대원들도 꽤 있네요. 수박과 후르츠 칵테일이 없어지자 대원들은 남은 국물이라도 달라며 계속해서 옵니다. 결국 수박화채를 담은 큰 박스는 수박씨만 남고 바닥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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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화채를 먹고 대원들은 오늘 저녁에 있을 레크레이션 준비를 했습니다. 레크레이션에서 연대별 게임도 재밌지만 그 중축은 당연 연대별 장기자랑이겠죠!! 긴 시간이 주어지지는 않았지만 대원들은 다 같이 머리를 싸매고 무엇을 할지 논의합니다. 물론 장기자랑에서 1,2,3 등을 한 연대에게는 상품이 주어지겠죠. 이미 소문이 퍼져 대원들은 그 상품이 피자와 치킨, 음료 등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국토대장정 기간 내내 유일하게 피자, 치킨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우리 대원들이 노칠 리 없습니다. 치킨, 피자를 먹기 위해 대원들은 꽁꽁 숨겨두었던 끼를 발휘하거나 각종 아이디어를 짜냅니다. 대원들이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엄청난 기대가 되네요. 장기자랑을 너무 열심히 준비한 대원들은 그새 수박화채를 소화시키고 저녁을 먹습니다. 해단식 전날이라 그런지 취사대장님이 신경을 써서 제육볶음을 만들어 주셨네요!! 간식은 수박화채, 저녁은 제육볶음, 그리고 장기자랑에서 1,2,3 등을 하게 되면 먹을 수 있는 치킨과 피자. 대원들은 배가 부를 법도 하지만 밥과 제육볶음을 가득가득퍼서 입으로 넣습니다. 나중에 피자, 치킨을 먹게 될 배도 남겨놓아야 할텐데... 대원들은 일단 먹고 보자는 마인드인가 봅니다.^^

IMG_3013.jpg

 

저녁을 다 먹고 신나는 레크레이션이 시작되었습니다. 본격적인 레크레이션이 시작되기 전 부모님 인터뷰 영상과 대원들의 행군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았습니다. 영상 속의 부모님들은 딸아들이 걱정되서 우시는 분도 있었는데 대원들은 그 영상을 보니 슬프기보다는 부모님들의 격려와 걱정어린 말에서 힘을 얻는 듯 했습니다. 영상과 사진을 보는 내내 대원들은 밝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본격적인 목요일 밤 시작~!! 대원들의 장기자랑을 보기전 간식을 나눠주기 위한 간단한 게임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 가장 인기있던 게임은 대장님들을 나이순으로 나열하는 것. 행사 중 대장들의 나이를 대원들이 알게 될 경우 대원들과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대원들이 대장들의 말을 무시하거나 깔볼 수 있기 때문에 대장들은 나이를 속이거나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원들이 알고 있는 대장들의 나이가 각자 다 다른 경우도 있었는데요. 그 모호함이 오늘 드디어 풀렸습니다. 대원들은 대장들은 나이순으로 나열하면서 생각보다 동안 또는 노안인 대장님들의 나이에 놀라기도 하고 무척 재미있어 했습니다. 그리고 대장님들의 나이를 알게 된 후에는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더 가까워진 느낌이라며 좋아했습니다. 간단한 게임으로 분위기를 달군 다음 연대별 장기자랑이 시작되었습니다. 평범하게 단체로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른 연대, 개그를 패러디해서 평소 대장님들의 모습을 흉내낸 연대, 아예 신나는 음악을 틀어 대원들 전체가 일어나서 춤을 추게 한 연대 등 다들 몇 시간 동안 준비한 장기를 아낌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우리의 대원들은 걷기도 잘할 뿐만 아니라 놀 때는 또 확실히 놀 줄 알더군요. 장기자랑을 하고 레크레이션이 막바지에 이를 때 대장단들이 모두 나와 한마디씩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까지 재밌었다, 미안했다, 고마웠다, 앞으로 잘 지내라 등등 대장들은 대원들을 향해 12박 13일 동안 가지고 있던 마음을 전달하였습니다. 약간 눈물을 보이는 대장님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유쾌하게 말하고 끝을 내네요. 레크레이션이 끝나고 연대끼리 모여 각자 받은 간식을 먹으며 마지막 정리를 했습니다. 연대장과 대원들과의 인사. 서로 껴안고 펑펑 운 인사는 아니였지만 다음을 기약하는 정다운 인사였습니다.

IMG_3031.jpg IMG_3187.jpg IMG_3198.jpg IMG_3225.jpg  

  

이제 내일 해단식이 끝나면 대장들과 대원들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의 생활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12박 13일을 같이 했던 동기들을 잊지 말고 국토대장정 중의 끈끈한 정을 떠올리며 계속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어머니, 아버지, 내일 여의도에서 자랑스런 아들 딸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내일 뵈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일지대장 강희경, 카메라대장 김도완 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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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성민 맘 2012.08.03 04:23
    두리번///앗 처음 1등인데 마지막 ㅎ^^;
    모든 일과의 시작과 끝을 함께 했던 이곳이 오늘이 마지막...
    이거 실감이 안나네요...
    아마 당분간은 습관처럼 클릭이 될 듯합니다.
    우선 너무 감사드립니다.
    대장님들의 정성스런 글과 사진덕에 12박 동안
    몸은 떨어져있었지만 마음만은 아이와 함께 종주를 한 것 같았습니다..
    오늘 드디어 아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 부푼 기대감이...
    근데 길치 ..엄마가 또 서울가서 헤맬 듯..ㅎㅎ
    그래도...만나러 갑니다...산넘고 물건너....기다려 아들.............곧 만나자...
  • 오현빈(오재희) 2012.08.03 06:42
    대장님들 모두 너무 애쓰셨습니다.
    고맙습니다.
    현빈아^ 몇시간 남지 않았네.. 잠시후 만나자..
  • 김남호 2012.08.03 07:31
    모든 대장님들 감사합니다^^매일 올라오는 글과 사진을 기다리는 설레임으로 13일이 즐거웠습니다 이 더위에 아이을 보낸 부모의 맘을 잘 알고 써 주시는 글과 사진 덕분에 안심도 했고 위로도 받았습니다^^
    무사히 끝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연대장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 성훈맘 2012.08.03 08:02
    처음 국토대장정 한강종주에 성훈이를 보내기로 결정한 이유는
    사춘기의 아들과 잠시 떨어져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집떠나 생활하면서 가정의 소중함과,
    또 탐험을 통하여 자신을 발견하고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지요.

    매일 전해 주시는 생생한 강희경대장님의 일지와,
    김도완대장님의 사진을 보면서 울먹이기도 하고 안쓰럽기도하며,
    또 한편으로는 뿌듯함도 생기면서 외계인 성훈이의 생각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12박13일을 통하여 외계인 중2 성훈이가 180도 완전히 바뀌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성훈의 행동을 이해하고 기다려주며 인정하다 보면
    탐험을 하며 느꼈던 생각들이 조금씩 조금씩 성훈이의 삶에서 흘러나오겠지요?

    12박 13일 동안 105명의 대원들을 이끌어 주신
    총대장님 및 각연대별 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한동안은 습관적으로 클릭하여 지나간 사진들을 들쭤 볼 듯합니다.

    정말정말 수고 많으셨구요..
    해단식에서 부푼 가슴으로 건강하게 완주한 아들을 만나려합니다.
    성훈아 장하다~사랑한다~~
    11연대 22대대 모두모두 장하다*^^*
  • 주형돈 2012.08.03 08:27
    오늘이 마지막밤이네요
    그동안 아들 목소리를 직접들을순 없었지만, 매일 올라오는 글과 사진으로
    함께 행군하고 함께 보고 듣고 느꼈습니다.
    약간의 긴장과 걱정이 있긴 했지만 매일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대장님들 대원들모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에도 형돈이를 국토 대장정에 보내고 싶습니다.
    다음에 뭘로 꼬셔서 보낼까 지금부터 생각해 봐야겟습니다.^^
  • 박하중아빠 2012.08.03 10:18
    지지난 일요일 아이를 버스에 태워보내면서 장장 13일간의 행군을 무사히 이겨낼까 내심 걱정했습니다.
    연일 폭염을 전하는 뉴스를 볼때마다 탈진등 건강에 마음 쓰였습니다.
    하지만 대원들의 밝은 표정과 가끔 보이는 아들의 얼굴에서 나름 안심하며 소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모두가 대장님들의 깊은 노고의덕분입니다.
    감사드립니다.

    하루하루 대원들의 일상을 세심하게 알려주신 강희경 일지대장님,김도완 카메라대장님께도 깊은 감사드립니다.
  • 1연대최승민맘 2012.08.03 10:35
    모든대장님들 감사합니다 이 더위에 아이들 인솔하시면서 굉장히 힘드셨을텐데 모든아이들이 밝게웃는 모습이 너무 감사합니다
    다시만날날을 기약하며 정마 수고많으셨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화이팅!!
  • 정우석엄마 김민준이모 2012.08.03 15:43
    제 10연대 대장,님 8연대장님,그리고 관계하신 모든 분께 오뉴월 염천에서의 수고하심에 감사 드립니다 우석이와 민준이는 KTX에 몸을 싣고 오고 있는 중인데 대장님은 황당하시고 애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꼭 드리고 오라고 했는데..
    마지막 까지 챙겨 주셔서 감사 감사..
    더운 여름 몸 건강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나날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우석엄마,민준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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